[농촌문제를 논하다] 서산지역 농민들, 쌀농사 얼마나 어렵나

 

천수만 AB지구에서 지난달 중순부터 이른 벼를 중심으로 잎마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수확량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증상이 악화되면서 벼 전체가 말라죽는 논이 속출하고 있다. 또 생산되는 벼도 생육불량으로 인해 밥쌀로 판매하기에 부적합한 쌀이 대부분이다.

이는 가뭄으로 인한 강수량 부족과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B지구 부남호의 염도상승에 따른 것으로, 간척지의 토질이 염해에 취약한 사질토(모래층)인 점도 피해를 가중시켰다. 농민들에 의하면 총 피해면적은 3,426ha(서산시 1,000ha, 태안군 2,426ha)에 달한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산지 쌀값이 13만3000원대(80㎏ 정곡 기준)로 20년 전보다 더 떨어졌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전체 농가의 42%를 점유하는 벼 재배농가의 올해 소득은 급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는 농촌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9월25일 기준 산지 쌀값은 13만3436원이다. 열흘 전(15일) 13만5544원보다 2108원(1.6%)이 떨어졌다.

실제로 농가들은 쌀값 폭락에 대한 두려움을 말했다. 서산시 부석면에서 만난 한 농민은 “공공비축미 정부수매가가 4만 5000원으로 작년보다 7000원이 줄었다. 올 8월 전국평균가의 하한가로, 아주 낮게 잡은 것이다. 정부에서 가격을 먼저 결정해줘야 농협RPC, 민간RPC의 가격도 그에 준해 따라가는 것인데, 수매가를 너무 낮게 잡는 바람에 40kg당 4만 원 이하가 될 수도 있어서 농민들은 거의 쌀농사를 포기하는 분위기”라고 걱정했다.

 

= 수확철 농민들, 현장에서는 어려움 겪는 어려움을 말하다

서산의 경우 쌀 생산량은 전국 자치단체 중 3위지만 쌀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RPC들은 수매가격을 정한 상태가 아니고 벼 들어오고 정산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우선지급금도 없는 상태로 농민들을 무시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사후정산제가 이슈인데 충남 RPC는 지난해부터 사후정산제를 해온 상태로, 이번에는 충남 RPC 조합장들이 회의를 통해 담합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충남연합회장은 “10월 수확을 앞두고 RPC가 구곡을 싼 가격에 밀어내고 있기 때문에 산지 쌀값이 매우 낮아졌다. 원래 조생종 벼 시세가 중·만생종 보다 1500~2000원 정도 더 높았었는데, 그 특수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로 현재 신곡 80kg당 13만 7000원이 형성돼있고, 구곡은 더 하락한 상태다. 이 상태에서 올해 신곡이 쏟아져 나오면 가격이 좋을 리가 없다. 이 때문에 농민들 사이에서 앞으로 신곡 쌀값은 어떻게 되느냐는 불안감이 형성돼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11월에 수매가 재산정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런 태도가 쌀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농민측의 걱정이다. 작년에 수매가가 5만 3000원이었는데 그대로 유지하기가 어렵다면 최소 5만 원으로 해줘야 시장 불안을 해소할 수 있지만 정부는 11월에 재조정을 하겠다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수매물량도 문제다. 대개 농협 RPC가 농가 수매를 60% 담당하고 있어서 농민들은 대개 농협RPC에 벼를 넘기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올해부터 농협이 물량이 넘친다는 이유로 한 농가당 30톤 이상 안 사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면 팔고 남은 물량은 일반 도정업체에 넘길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도정업체 수매가는 3만 원 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돼 농민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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