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슈를 논하다] ‘서산 생명공학밸리 조성 방안 연구용역’ 착수보고회 개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산지역을 달리다보면 어느새 나타나는 푸른 목초지가 아주 이색적이다.

이 드넓은 목장은 농협중앙회 소속 한우개량사업소가 사용 중인 국유지 1200만㎡로 농식품부에서 임대해 사용 중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수십 년간 투쟁을 이어온 운산 주민들의 아픔이 있다. 오랜 세월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해온 농협중앙회 한우개량사업소가 요즘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일대에 국내 기초생명공학 근거지로 새롭게 조성하는 방안으로 모색하기 위해 연구용역이 본격 시작된다. 도는 4일 도청 소회의실에서 ‘서산 생명공학밸리 조성 방안 연구용역’ 착수보고회가 개최됐다.

이 지역은 주민들이 수십 년간 한우개량사업소를 이전해달라고 주장하며 대립해온 곳이다. 주민들에 의하면 사업소 때문에 수십 년간 재산권행사를 못하는 등 고통을 받고 있다. 이에 주민측은 완전한 이전과 함께 1200만㎡ 중 일부의 땅을 활용하는 방안을 요구하며 지역발전을 바라는 오랜 투쟁을 이어왔었다.

이 마을에 거주하는 박충진 씨는 “신창리 등 일부 마을의 경우 수질 악화 때문에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는데 아이들 성장에 장애를 주는 ‘청색증’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한우개량사업소가 계속해서 제초제 성분 농약을 뿌리는 등 심각한 오염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인데 자신들은 그곳을 청정지역이라고 표현해서 황당하기까지 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운산면발전연합회는 ‘서산한우개량사업소를 다른 청정지역으로 옮겨 달라’며 2755명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국회의장, 충남도지사, 농림축산식품부, 국민권익위원회, 서산시 등 9곳에 진정서를 제출했었다.

한편, 주민들의 줄기찬 요구에 대해 서산시도 서산한우개량사업소 내 100만㎡에 세계 50개국의 상징 문화시설과 승마공원, 한우타운이 포함된 세계문화테마파크와 같은 국제적 관광시설의 구상을 밝힌 바 있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한우개량사업소의 부지를 다른 용도(테마파크 등)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

 

= 연구용역,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가

충남연구원이 수행하는 이번 연구용역은 세계적으로 바이오 산업이 확대되고, 바이오·IT 기술 발달에 따른 첨단 융복합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린바이오 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 및 첨단 생명공학 기술 이용 신산업 육성 필요성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전국 한육우의 13.4%, 젖소와 돼지, 닭은 전국 10마리 중 2마리 가량이 생산되며 다른 지역보다 동물을 중심으로 한 그린바이오 분야에서 우위를 점한 충남도가 그린바이오 산업 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국가 정책에 반영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복안에서다.

연구용역에서는 한우개량사업소가 입지한 서산시 운산면 일원을 줄기세포와 이종 간 장기 이식, 고품질 동물 개발 및 대량 생산 등 기초생명공학의 근거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또 가축용 백신 개발 등 그린바이오 연구개발, R&DB 협력 사업 추진, 기업 유치 및 지원, 벤처 창업 지원 등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생명공학밸리 조성 방안도 찾는다.

세부적으로는 그린바이오 산업 국내·외 현황, 서산 지역 생명공학밸리 조성 잠재력 분석, 고품질 동물 개발 및 대량생산, 가축용 그린 백신 개발 등 그린바이오 연구개발 분야, R&DB 협력 사업, 기업유치 및 지원, 벤처 창업 지원 등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 분야, 분야별 추진 전략 및 핵심과제를 도출한다.

이와 함께 서산 생명공학밸리 정책 비전과 목표, 중점 및 세부 과제, 단지 개발 등 기본 구상을 연구하고, 사업 추진체계 및 중장기 추진전략, 투자 사업비 추정 및 재원조달 계획, 운영관리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연구용역 추진 과정에서는 연구자문단과 실무지원단 합동 워크숍, 세미나 등을 거칠 예정이며, 서산 지역 환경·사회·경제적 여건 등을 반영한 생명공학밸리 실현 방안은 오는 12월 최종적으로 제시될 예정이다.

김용찬 실장은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로 바이오 산업이 확대됨에 따라 전문가들은 오는 2020년 그린바이오 시장 규모를 6조4000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는 만큼, 동물 중심 그린바이오 분야 비교 우위를 보유한 우리 도의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용역은 충남의 여건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국가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국가 단위 생명공학밸리 조성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주민들은 새로운 변화를 환영하면서도 더 이상 주민들의 피해를 강요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저작권자 © 충남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