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탐방시리즈] 서산시 대산읍 기은리 마을사람들, 전통문화 살려내다

 

요즘에는 사라진 ‘장승제’의 명맥을 이어가는 마을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1일 서산시 대산읍 기은리 마을 일원에서 주민 8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이장, 새마을지도자 진행으로 전통민속 문화행사 ‘대산 기은리 장승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장갑순 시의원은 “추운 날씨에 행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2017년 각 가정에 행복이 충만하시길 기원한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대산 기은리 장승제’는 서산시 대산읍 기은리에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매년 음력 1월 14일 저녁 기은리 마을에서 독곶리 마을로 넘어가는 금야재 우측 12기의 장승 앞에 모여 마을로 들어오는 액운을 막기 위하여 마을 공동으로 지내는 제사이다.

이 장승제는 음력 1월 14일 저녁 9시경에 시작된다. 여느 마을의 동제처럼 제관은 특별히 뽑지 않고 마을에서 연장자와 이장·반장·개발위원 등이 의무적으로 맡는다. 제수는 시루떡, 돼지머리, 술, 포 등이다. 비용은 약간의 기금이 있어 이 돈으로 미리 제물을 구입한 다음, 당년 장승제를 지낼 때 소지를 올리는 사람들이 성의껏 돼지머리에 희사하는 돈을 예치해 둔다.

기은리 마을에는 예전부터 장승이 서 있었는데 세월이 흘러 없어지자 1978년에 새로 제작했다고 한다. 장승제는 한동안 중단되었던 제를 1990년대 중엽에 다시 부활하였다. 인근 대산공단에 출입하는 차량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등 마을에 우환이 잦자 고(故) 장두석 부면장이 주축이 되어 다시 장승제를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 기은리 장승재, 어떻게 진행되어 왔나

기은리 마을에서 독곶리 마을로 넘어가는 금야재 우측에 12기의 장승이 무리를 지어 서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오래된 1978년에 세운 장승은 남녀가 짝으로 제작되었다. 남장승은 검정 사모를 쓰고 눈과 입은 붓으로 그렸으며 몸통 전체에 적황색 페인트를 칠하였으며, 몸통의 전면은 약간 평평하게 깎은 다음 흰색을 칠하고 그 위에 검정색으로 ‘천하대장군’이라 썼다. 여장승은 족두리에 비녀를 꽂았으며, 남장승과 마찬가지로 전면을 약간 평평하게 다듬고 황색을 칠한 다음 ‘지하여장군’이라 묵서했다. 재질은 소나무이고 높이는 170㎝, 둘레 50㎝이다.

제물이 진설되면 제관이 헌작 재배하고 대동 소지를 올린다. 대동 소지는 길지를 불사르며 마을의 안녕과 특히 교통사고가 없기를 축원하는 의식이다. 이어서 장승제에 참석한 사람은 희망자에 한하여 잔을 붓고 돼지머리에 돈을 꽂은 다음 재배한다. 제를 마치면 북어에 실을 감아 장승의 귀에 매달고 즉석에서 음복을 한다.

서산시 대산읍 기은리 장승제는 서산시의 규모 있는 전통문화행사이다. 그러므로 서산 민관 모두가 관심을 갖고 그 전통의 맥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목소리다. 행사를 주관한 관계자는 “마을의 고령화로 행사 준비에 큰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하였다. 서산시와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업체들도 관심을 모아 마을의 좋은 전통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길 기대해본다.

 

진행/ 서부본부 박한영 부단장

취재/ 이순례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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