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산경찰서 강종하 순경

▲ 서산경찰서 강종하 순경

부부 싸움 후에, 때로는 이웃과 벌어진 다툼이 커져서,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누운 취객으로, 참 각양각색의 이유로 경찰서의 밤과 낮은 분주하다.

 

현직에 근무하는 한 경찰의 증언에 따르면,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어 순식간에 대소변을 보거나 토한 것을 치우는 것도 고스란히 경찰의 몫이라고 한다.

 

다음은 서산경찰서 강종하 순경이 삶의 현장인 파출소에 근무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과 더불어 시민들에게 바라는 점을 글로 적은 것이다.

 

수많은 직업들 가운데 경찰은 힘든 직업이면서도 그에 못지않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억울한 사람들과 약자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그들로부터 따뜻한 감사의 말 한마디에 무한의 보람을 느끼는 것이 경찰이다.

 

다른 공무원들과 달리 규제 행정을 펼쳐야 하는 경찰 업무 특성상 여론의 뭇매와 비난을 맞는 경우가 많고 수많은 공무원들 중 일반인들의 불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다.

 

파출소에 근무하면서 몸으로 느낀 지역경찰업무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술에 취한 상태로 아무런 이유 없이 욕설을 퍼붓고 고성을 지르는 술에 취한 자를 상대하는 일이다.

 

신고 출동 시, 정신없는 현장에서 아무리 제지하고 경고해도 고성과 욕설은 기본이며 조롱과 생떼를 쓰며 행패를 부린다. 또한 요즘 대부분 사람들은 주로 감정이 악화된 현장에서 제복 입은 신고출동 경찰관을 만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며 억지를 써도 화를 참고 이해시키며 묵묵히 직무에 전념하는 경찰관을 화풀이 상대로 삼다보니 급기야 경찰관 위해로까지 이어지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위와 같은 행위로 경찰관, 소방관 등이 부재하게 된다면 이들의 부재가 곧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의 중대한 위험으로 다가 온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분명히 인식하고, 공공의 헌신을 위하여 일하는 이에 대한 관심과, 존경, 제도적 처우 개선이 곧 우리 국민들의 안전보장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언어폭력으로부터 받는 경찰관의 스트레스는 실로 심각하다. 지난 2012년 경찰청 자체 조사에 따르면 '시민으로부터의 개인적인 모욕'은 '강력범과의 대처나 범인으로부터의 불시의 공격, 승진경쟁, 까다로운 업무할당'등의 요인보다도 지구대·파출소 근무하는 경찰관의 스트레스 요인 47개중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4대악을 비롯한 각종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시민들은 그때마다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112 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신뢰 받는 경찰, 믿음을 주는 경찰, 친절한 경찰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맡은 사건을 말 그대로 하나의 '사건' 으로 치부해 버리지 않고, 사건의 당사자가 나의 가족·친구·연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가수 바비문의 노래 ‘작은영웅’ 가사 중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지켜주고 힘들고 위험할 때도 늘 우리를 지켜주는 그대는 나의 영웅 이라는 가사가 있다.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항시 순찰차에서 출동태세를 갖추고 때로는 아픈 허리를 참으며, 낮과 밤이 바뀌는 바이오리듬이 깨지는 근무에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미세먼지 속에서도 땀에 젖고 비에 젖은 제복을 입고 교통정리를 하며, 잠복근무를 하며 허기진 배를 빵으로 채우는 우리 경찰이 이 순간에도 열심히 순찰을 돌고 있다는 것을 국민모두가 알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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