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탐방시리즈]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 황금산사 제향으로 마을 안녕과 풍어 기원

독곶리는 태안반도의 최북단 가로림만 어귀의 황금산 기슭에 자리한다. 이 마을은 1980년대 대산공단이 들어서면서 크게 변모했지만, 과거에는 큰들·작은들·논골·벚꽃네·수둑말·샘말·목벗·안질 등 여덟 개의 자연 마을로 이루어져 있었다. 생업은 광복 이전까지는 조기잡이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어업이 쇠퇴한 후에는 농업에 주로 의존한다.

지난 3일 대산읍 황금산 정상 황금산사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황금산사 제향이 열렸다.

제향은 독곶리 황금산사 보존회 주최, 한화토탈•LG화학•롯데케미칼•현대오일뱅크 후원, 2017년도 서산시 보조금 지원사업으로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날 한옥희 대산읍장, 장갑순 시의원, 김용호 대산농협 조합장, 대산4사 관계자, 지역 단체장 및 관계자와 등산객 등 60여명이 참석하여 황금산사 제향의 뜻을 기리었다.

이 행사는 대산읍 독곶리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며 지내는 마을 제사이다. 독곶리 황금산사 제향(황금산 당제)은 매년 음력 3월에 택일하거나 초파일(음력 4월 8일)에 임경업 장군과 박활량을 모신 황금산(156m) 정상에 있는 당집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위하여 마을 공동으로 지내는 제사이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출어를 떠나기 전에 뱃길의 안전과 만선을 기원하는 뱃고사를 지내기도 한다.

독곶리 황금산사 제향(황금산 당제)은 서해안 조기잡이와 밀접하게 관련된 풍어 의례였다. 당제의 연원은 분명치 않지만 조선 후기 서해안 일대에서 ‘조기의 신’, ‘풍어의 신’으로 부상하는 임경업 장군을 모신 점으로 미루어 보아 최소한 17~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갈 것으로 추정된다.

당제는 매년 어김없이 지내오다가 어업이 쇠퇴하면서 30여 년 전에 중단되었다. 이후 1996년 서산시에서 대산공단에 입주한 삼성종합화학주식회사(현 한화토탈)로부터 일부 재원을 지원받아 황금산 정상에 사당을 복원하여 ‘황금산사(黃金山祠)’란 편액을 걸고 매년 봄에 제향을 올리고 있다.

당집이 위치한 황금산 정상에는 아름드리 굴참나무·떡갈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예전에는 그 숲속에 돌로 담을 쌓고 함석지붕을 얹은 당집이 있었다. 당 내부에는 산신, 임경업 장군, 박활량 등의 화상 3위를 모셨다. 또 호랑이가 그려진 그림도 걸려 있었으나 모두 없어졌다. 어린 시절에 황금산당을 목격한 주민에 따르면 마을에서는 당집에 모신 신위를 일러 임장군당, 신령당, 범당, 각시당으로 불렀다고 한다.

또 각시당에는 매년 폐백으로 올린 실과 바느질 도구가 함께 안치되어 있었다. 예전에 황금산으로 나물을 뜯으러 가면 반드시 동전 하나를 놓고 절을 했는데, 커다란 황구렁이가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었다.

1996년 복원된 황금산사는 10~12㎡(3~4평) 규모의 단칸 맞배지붕으로 건축되었으며, 가로림만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남쪽을 향하고 있다. 사당 정면에는 ‘황금산사’, ‘병자 초동 김기풍(丙子 初冬 金基豊)’이라 묵서된 편액이 걸려 있고, 그 우측에 ‘황금산사부기허소인(黃金山祠附記虛笑人)’이라 기록되어 있다. 황금산사 입구에는 당목으로 치성을 받았던 2기의 거목이 서 있고, 사당 뒤편에는 정상임을 알려 주는 돌탑 1기가 조성되었다.

예전에는 제일인 사월 초파일(음력 4월 8일)이 되면 밤에 한바탕 풍장을 울리면서 제물을 짊어진 당주와 더불어 산으로 올라갔다. 당집에 도착하면 당주가 직접 흰 쌀밥 세 그릇을 지어 올린 뒤 사배를 올렸다. 순서는 기제사와 비슷하되 축문은 읽지 않았으며 소지(燒紙)는 대동 소지를 먼저 올린 다음 집집마다 개인 소지를 모두 올려 주었다. 날이 밝을 무렵에 풍장을 치면서 내려오다가 중턱에서 한바탕 놀았고, 마을로 내려와서는 가가호호 꽃반[지신밟기]을 놀았다.

1996년 새롭게 부활한 제향의 경우에는 전형적인 유교식 절차에 따라 분향→ 강신→ 초헌→ 독축→ 아헌→ 종헌→ 소지 등의 순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초헌관에는 한옥희 대산읍장이 진행하였고, 지역 행사이니 만큼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한 등산객은 “예기치 못한 지역 행사를 함께 할 수 있어 뜻 깊은 자리였다.”며 “황금산을 방문하여보니 바다와 산이 어우러져 있는 환상적인 경관과 테마가 있는 등산 코스가 있어 꼭 다시 찾고 싶은 지역으로 후년에도 이때쯤 방문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진행/서부본부 박한영 부단장

취재/ 권근한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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