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포커스] 서산시 지곡면 화천리 지곡사거리, 할머니 2명 교통사고

11일 오후 2시 20분쯤 서산시 지곡면 화천리 4차선도로에서 무단횡단 할머니 두 분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어버이날 경로잔치행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지곡면 거주 80대 할머니 2명이 59살 김 모 씨가 몰던 승용차에 치여 119구급차로 후송됐다가 끝내 할머니 한 분이 사망하고 한 분은 중태로 알려졌다.

경찰에 의하면 면사무소에서 어버이날 행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두 할머니가 지곡사거리 육교 아래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운전자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4일 오전 8시 10분께에도 이 도로에서 이모(78)씨가 횡단보도로 길을 건너다 최모(31)씨가 몰던 25t 트레일러에 치였다. 이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으며 경찰은 운전자 최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처럼 무단횡단으로 인한 인명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송시영 순경(서산경찰서 태안지구대)은 “요즘 순찰차를 타고 관내 순찰을 돌면 무단횡단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일부 시민들은 순찰차를 뻔히 보면서도 아무런 죄의식 없이 무단횡단을 행한다.”고 설명했다.

 

= 무단횡단 사고, 얼마나 심각한가

도로교통법 10조 2항에 의하면 보행자는 횡단보도, 지하도, 육교나 그 밖의 도로 횡단시설이 있는 도로에서는 그 곳을 횡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조문 있음에도 실제로 단속하는 경우가 적다 보니 시민들은 무단횡단을 큰 위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도로횡단 중 보행사고 사망자는 연평균 960명이었다. 무단횡단 보행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연평균 391명으로 도로횡단 중 사망한 사람의 약40%를 차지했다. 부상자들까지 합치면 더 높은 수치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충남지방경찰청은 시민들의 교통안전 의식강화와 안전한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최근 교통사망사고 줄이기 100일 캠페인을 벌였다. 캠페인이 진행된 100일간 경찰력을 집중 배치해 무단횡단, 이륜자동차 등 주요 교통법규 위반에 대해 현장단속을 강화했다.

교통사망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보행자의 안전불감증에서 기인하는 무단횡단이 있다. 한 지자체에서 1년간 시내 교통사고 사망사건을 분석한 결과 사고의 51%가 무단횡단 사고였으며, 사망자 중 60대 이상 보행자는 68%에 달했다. 이처럼 도로상 보행자-운전자 관계에서 교통약자에 속하는 보행자의 교통위반행위인 무단횡단은 위험한 교통신호 위반 행위이다. 특히 보행자 그룹 내에서도 행동상의 부자유함 때문에 교통약자로 분류되는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높은 무단횡단 사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최근 들어 무단횡단에 대해 시각적인 경각심을 주기위한 무단횡단 방지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시각적 정보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는 고령의 보행자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고령의 보행자들을 위해서는 신호를 수신한 후 이를 해석하여 행동할 필요가 없게끔 가드레일이나 화단 같은 좀 더 단순한 무단횡단 방지시설이 함께 갖춰져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농촌지역은 도로여건과 교통시설이 도시에 비해 열악하고 운전자와 보행자의 교통법규 준수의식 미흡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매년 수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귀중한 생명과 재산 피해가 야기되고 있는데, 특히 노인들의 교통사고가 해마다 늘어 사회적 예방대책이 절실하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가정에서도 노인들의 야간외출을 가급적 자제시키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흰색 계통의 밝은 옷 착용, 갓길 통행, 횡단보도 이용, 무단횡단 금지 등 제반 교통법규를 반드시 준수하도록 지속적인 당부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교통 취약계층인 노인들이 안전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교통시설 보완은 물론 운전면허제도 개선과 같은 국가 차원의 노력과 더불어, 모든 도로 이용자들의 교통질서에 대한 인식 제고와 교통사고 예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서부본부 임보영 주재기자

서산공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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