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영춘 시인
허구한 날 돌싸움만 하느니
차라리 그 돌 깨버렸으면 싶다
그 돌 깨면 모르면 몰라도
하얀 피가 용솟음치리라
역사실록 두루마리 펼치리라
피눈물 소낙비 쏟으리라
목화송이 목청껏 울부짖으리라
만약에 그 돌 깬다면
백두산은 그 돌덩이를
천지로 다시 불러들이리라
빼앗기지 않으려는 어미의 심정
아예 손을 놓아버리듯
흰곰은 망치를 내팽개치리라
그 돌을 깬 자
땅위에 온전히 서있지 못하리라
흰곰의 말 귀담아듣지 않고
원숭이 제 맘대로 돌을 깬다면
불기둥 터져 태평양은 들끓으리라
섣불리 그 돌 함부로 건드려
티 한 점이라도 불거진다면
백두산 흰곰은
돌섬을 송두리째 뽑아 집어던져
원숭이 등에 업혀
바다 밑으로 가라앉히리라
강해야 산다
백두산은 하늘높이 깃발 휘날리고
돌섬은 바다 깊숙이 뿌리내려
강하게 단단하게 살아남아야한다.
이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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