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휴일을 맞은 지난 6일 오전 11시 당진시의 명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인 ‘솔뫼성지’를 찾아보았다. 바람이 유난히 불어대는 가운데서도 주차장에 가득 찬 승용차와 대형버스들을 보니 이곳의 인기가 실감이 난다.

 

한국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탄생지로 1998년 7월 25일 충청남도가 성 김대건신부 생가터를 충남 지방문화재 제146호 기념물로 지정했다. 이어 2014년 5월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 사적지 제529호로 등록된 이곳은 정문을 들어서니 ‘솔뫼’라는 이름답게 아름드리 곧게 뻗은 소나무 숲이 우거지고, 곳곳마다 방문객들이 넘쳐난다.

 

파란 하늘 아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상이 눈에 들어온다. 1946년 김대건 신부의 순교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세워진 순교복자비와 함께, 성지가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조성, 성역화 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석고로 제작된 예전의 성상은 파손돼 현재의 성상은 1977년 전뢰진 교수에 의해 제작되었다고 한다.

 

김대건 신부의 생가를 향하는데 학부모들과 함께 어린이들이 단체로 이곳을 찾았다.

 

이곳에서 만난 윤지우(탑동초4) 어린이는 “사회시간에 우리고장 문화재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데 모둠별로 탐방을 하고 있어요. 우리 모둠은 이곳 솔뫼성지로 정했고 오늘 부모님, 친구들이랑 함께 왔어요.”하며 세심하게 둘러본다.

 

함께 온 학부모는 “예전에 가족과 함께 한 번 왔었어요.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슬쩍 둘러만 보고 갔었는데 오늘 우리 아이 덕분에 솔뫼성지에 대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됐고, 오기 전에 인터넷도 찾아보고, 오늘 직접 찾아와 안내문도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됐다”면서 “우리 당진에 이렇게 의미 있는 문화재가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밀사들이 조선 입국을 위해 탔던 라파엘호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해 건축됐다는 건물로 들어서니 기념성당이 좌로, 우로는 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기념관에는 김대건 신부의 초상을 비롯해 그의 생애와 한국교회의 박해상황들, 편지와 기해박해 보고서가 전시돼 있다. 그중 한 벽면을 가득 메운 김대건 신부의 친필서한이 눈에 띈다.

 

“이 여행이 비록 험난할 줄을 압니다마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무사하게 지켜주시리라 희망하고 있습니다.”

 

마닐라에서 1842년 2월 28일 르그레주아 신부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다. 편지글을 읽노라면 어려운 길 인줄 알면서도 목숨을 걸고 한국에 포교를 힘썼던 김대건신부의 진심어린 사랑과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경건하고 숙연해진 마음으로 정문을 나왔는데 당진시 로컬푸드 행복장터를 찾은 관광객들이 우리고장의 특산물을 살피고, 바로 옆 널찍한 커피숍은 전원적인 풍경과 함께 탁 트인 전망에 그만 가슴이 뻥 뚫리는 감동이 밀려온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했던 우리고장의 문화재 ‘솔뫼성지’를 찾아 몸도 마음도 힐링을 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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