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중 신혁수 군, 제10회 2충1효 전국백일장 대회 중등부 장원

▲ ▲ 사진 왼쪽부터 송수현 지도교사, 조재현, 신혁수 학생.

‘우렁찬 비행기 이륙 소리가 서산공항에 울려 퍼졌다. 구름 한 점 찾을 수 없는 파란 하늘을 향해 시장은 손을 뻗어 태양을 가렸다.’

 

서령중학교(교장 김영화) 신혁수(3년) 학생이 지난 5월 24일 열렸던 ‘제10회 2충1효 전국백일장 대회’에서 한 달 가량 진행된 심사 결과 중등부 장원으로 선정돼 7월 19일 서산시문화회관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에서 충청남도교육감상을 수상하게 될 작품의 첫 머리글이다.

 

이 대회는 가유약 장군이 3대에 걸쳐 보여준 충효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태안군에서 개최되는 대회로 올해는 500여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신혁수 학생은 여성 시장이 서산의 미래상을 그려낸 액자식 소설 ‘손을 모아, 그렇게 서산시’라는 제목의 작품을 창작하였다. 주어진 짧은 시간 안에 주제에 맞는 인물, 사건, 배경을 선정하고 독자의 흥미까지 고려하는 등 치밀한 구성으로 화제가 되었다.

 

송수현 지도교사는 “7월 3일에 이번 대회 신혁수 학생의 중등부 장원 수상 소식과 조재현 학생의 장려상 수상(교육장상)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라고 하면서 “신혁수 학생은 작년부터 지도해왔는데 수업 시간, 교내외 문예대회, 독서동아리 활동 등의 꾸준한 글쓰기 경험으로 원래 가지고 있는 재능이 갈고 닦여 빛을 발하게 되었다.”말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혁수 학생은 “제가 늘 소망하던 미래의 서산의 모습을 표현해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좋았다”면서 “앞으로 우리학교 책 쓰기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만들 책 또한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다음은 신혁수 학생의 ‘손을 모아, 그렇게 서산시.’라는 제목으로 장원을 수상한 작품 내용이다.

 

우렁찬 비행기 이륙 소리가 서산공항에 울려 퍼졌다. 구름 한 점 찾을 수 없는 파란 하늘을 향해 시장은 손을 뻗어 태양을 가렸다. 그녀는 이마에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훔치며 자신을 따라오는 남자를 응시했다. 이윽고 남자가 목소리를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시장님, 전화로 인사드렸던 김 편집장입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늘은 자서전 때문에 직접 오신 건가요?”

 

“예, 맞습니다. 아무래도 음성으로 남기고 싶어서요. 특히 서산공항 건이요.”

 

“좋아요, 전 언제든지 괜찮습니다. 편집장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지금 여기서 해도 될까요?”

 

“예, 이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이윽고 시장은 헛기침을 두어 번 한 뒤 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가 처음 국회에 발을 들인 것은 2016년 5월이었습니다. 물론 그 일도 보람찼지만, 전 그보다는 제 고향을 위해 일하고 싶었습니다. 의원임기가 끝나고 피나는 노력 끝에 2026년에 제 12대 서산 시장으로 당선되었죠. 제가 당시에 진행했던 것은 일명 인구 30만 계획이었습니다. 10만에 가까운 인구를 유입시키기란 참으로 힘겹고 가망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서산시의 인구는 재작년인 2032년에서야 30만이 되었죠. 전 서산시를 제 2의 울산광역시로 만들고 싶었어요. 먼저 가능성을 연 것은 해미면이었습니다. 천주교 성지임과 동시에 문화유산인 해미읍성이 똑똑히 보였고, 다소 불편해 보이는 공군기지도 눈에 띄었죠. 그것을 이용해 서산공항 계획을 세웠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결국 2034년 5월 24일 오늘, 첫 시범 비행을 마치지 않았습니까? 오늘 이후, 삼길포항 등의 교통 중심지들 역시 자연스럽게 발전될 전망입니다.”

 

그렇게 말을 마친 시장은 말없이 생수 뚜껑을 열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편집장은 휴대전화의 녹음 종료 버튼을 눌렀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시장님. 역시 서산시의 빠른 발전의 일등 공신은 권 시장님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도 않아요. 여기 자리하신 대산석유화학단지 수소산업 관계자분도 만만찮은 일들을 하셨죠. 만나보실래요?”

 

시장의 제안에 편집장은 감사를 표하며 그러기를 원했다. 담당자의 이름은 ‘우경선’이었고, 도수가 큰 안경을 쓰고 있었다. 편집장은 그에게도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서산출판사의 김호진 편집장입니다. 시장님 소개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아, 반갑습니다. 시장님께 연락 받았습니다. 수소산업 담당자 우경선입니다.

저……. 괜찮으시다면 지금 바로 시작해도 될까요, 두 시간 뒤 다른 회의가 있어서 말입니다.”

 

“네, 괜찮습니다.”

 

“먼저 말솜씨가 시원찮은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한 평생 앞에서 말하는 건 즐긴 적이 없었거든요. 그때 기억이 아직도 나는군요. 2018년 8월, 대산공단에 50mW급 수소연료 전지 발전소가 착공되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연료 전지와 수소 발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잘 알고 계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제가 현재 일하고 있는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는 당시 국내 부생수소 생산량의 11%에 달하는 양을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그 해 10월에는 서산의 3곳의 산업단지가 충남국가혁신클러스터로 지정되기도 했죠. 국내 수소연료 전지 산업의 선구자로서 그 모든 광경을 두 눈으로 확인했고, 무한한 꿈과 용기를 갖게 해 주었습니다. 울산과 함께 달리는 발전 산업의 쌍두마차를 이끌어 가고 싶은 마음도 아직 이 안에서 팔팔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이미 서산시 내에서 수소 전기차는 혁신이 되었고 일반이 되었습니다.

 

 

우경선은 열정에 찬 목소리로 말을 마쳤다. 우경선은 이 분야에 있어 권위자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그러한 사람의 열정과 꿈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은 이 나라와 이 도시의 남은 미래도 밝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편집장은 생각했다. 문득 편집장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권미현 시장의 자서전을 끝마친 뒤에, 서산 발전의 주역들을 모두 취재하는 건 어떨까?’

 

편집장의 머릿속도 우경선이나 권미현처럼 열정으로 들어찼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김호진 편집장은 서산 동부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엔 활성화된 지역 시장이 보였다. 갑오징어 등의 회를 파는 수산물 가게에 들어간 편집장은 그곳에서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먼발치에서 바라본 주인 할머니의 얼굴은 세월로 얼룩져 있었지만, 그 안의 뿌듯함과 기쁨은 시장을 대표했고, 여명과도 같은 도시의 사랑을 대표했고, 그들의 보람찬 삶이나 다름없었다. 마치 몇 억년을 살아간 별들을 보는 듯 했다. 젊은이들의 끝없는 열정에서도 서산의 미래가 보였지만 이들 노년의 경험과 삶에서도 빛을 향한 서산시의 이정표가 보였다. 서로의 경험과 아픔을 바늘 삼고 서로의 희망과 소망을 실 삼아 어여쁜 서산을 짜내는 모습이 편집장의 머릿속에 그려졌다. 출판사의 직원으로서, 서산시민으로서 이보다 영광스러운 일은 없을 터였다. 편집장은 할머니에게 상냥하게 말을 걸었다.

“할머님, 안녕하세요.”

 

“이, 요 앞에 출판사 김 씨 아녀? 무신 일로 오셨어?”

 

“그냥요, 어르신 이야기 좀 듣고 싶어서요. 요 시장 얘기요.”

 

“시장 야기는 뭣 하러 하라는 겨? 무어, 김 씨가 많이 팔아 만 준다면 나야 고맙지. 나는 거진 스무 살 때부터 여서 장사혔어. 옛날에는 대형마트다 무어다 혀서 장사도 안됐는디, 시장 몇 명이서 요 근처도 이쁘게 꾸며 주구, 그래서 요즘은 행복하지. 아, 장사 할 맛 난다! 배부르고 등 따시니께 요런 소리도 나오는구나야.”

 

예상대로 편집장은 이 도시에 대해 큰 자부심을 얻을 수 있었다. 시장부터 부시장, 공무원들, 영세상인들, 그리고 일반 시민인 자기 자신의 손이 모여 만들어낸 서산시의 모습은 참으로 뿌듯했다. 편집장은 자신의 메모장에 크게 이 문구를 적어 두었다.

 

‘손을 모아, 그렇게 서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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