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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언제까지 웅크리고만 있을건가요
[1호] 2020년 02월 17일 (월) 10:53:22 전미해 기자 jmhshr@hanmail.net
   
 
  ▲ 2월 14일 오후 당진 왜목마을해수욕장에서 연을 띄우며 힐링하는 관광객들의 모습  
 

지난 14일 금요일 오후 오래간만에 찾아본 당진 왜목마을 해수욕장에서 생각보다 여러 사람들을 만납니다.

 

푸르디 푸른 창공을 향한 은빛 나는 왜가리 조형물 머리 위로 어디서 출발해 날아왔는지 ‘윙’소리 내며 나란히 지나는 패러글라이딩이 운치 있고, 잔잔히 불어주는 서해 바닷바람을 타고 어느 집 초등학생이 날려대는 수리연이 활개 치며 하늘을 누비니 주객이 전도돼 갈매기 저만치 밀려나서는 그리 좋아하는 새우깡 어느 도시 촌놈이 와서 마구 던져줘도 소용없습니다. 그 옆으로 다리를 허옇게 내놓고도 추운 줄 모르는 젊은 연인들도 연을 띄워 경쟁하듯 높이높이 올려 보냅니다. 갈매기들 그렇게 한참을 근처에 얼씬도 못해 웃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어린이집도 못 보내고 늘 집에만 있어서 답답했어요. 이렇게 지내다가는 없던 병도 생기겠다 싶기도 하고, 우리 아기가 바다를 보고 싶다고 해서 어디를 갈까 검색 하다가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어촌마을이라고 해서 내려왔는데 모래놀이도 실컷 하고, 뜻하지 않게 연 날리는 모습도 보고, 운치 있게 하늘을 나는 패러글라이딩도 보고, 아이도 친정엄마도 너무 좋아해서 임신 8개월에도 운전하고 내려온 보람이 있네요.”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져 내리니 친정어머니 모시고 네 살 박이 어린 아들, 일하는 동생 아들 도 데리고 무작정 달려 내려왔다는 박주희 씨(경기도)는 해변에 돗자리 하나 펼쳐놓고 저 멀리 빠져나가 민낯 고스란히 드러낸 바다를 그윽이 바라보며 힐링을 얻습니다.

 

견우가 직녀가 만나는 오작교는 꼭 한번 건너야봐야 될 것 같은지 볼 때마다 누군가는 꼭 건너고 있고, 어린 딸과 함께 바다를 향해 걸어 들어가는 한 젊은 아빠는 계절을 잊고 맨발입니다. 바다를 온 몸으로 느껴보고 싶은 그런 마음이지 싶습니다.

 

“하나, 둘, 셋”

당진초등학교, 당진중학교에서 왔다는 운동부 학생들이 그냥 걸어도 녹록지 않을 해변을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립니다. 코로나19 따위는 애당초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춥다고 처음에 걸치고 나왔던 두터운 롱패딩은 벗어던진 지 오래고, 금세 반바지 반팔 차림으로도 땀이 줄줄 흘러내립니다. 지도하는 선생님들도 함께 발맞춰 뛰며 격려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이미 숨이 턱까지 차올랐는데 자꾸만 더 달리라는 선생님이 원망스러울 법도 한데 한사람의 낙오자 없이 잘 달립니다. 옆으로 바람처럼 달려지나가는 학생들 눈빛들을 보니 의지가 활활 타오릅니다. 어린 학생들 훈련받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 가득한 미래를 봅니다.

 

해변에 상가들은 막 점심 장사를 마쳤습니다.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꿈쩍도 안하시더니 오늘은 그래도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나오신 분들도 꽤 되고 활기가 도네요. 오늘 저녁부터 내일 모레 주말이니까 더 많이 와주실 것을 기대해 보렵니다.”

이집 저집 사장님들 부지런히 물청소를 하며 주말을 맞는 금요일 저녁손님 맞을 기대감에 콧노래도 오래간만에 불러봅니다. 사장님들 콧노래가 주욱 이어지기를 기도하며 돌아오는 차 안에 바다내음 가득합니다. 조개껍질 한 뭉탱이 비닐봉지에 주워 담아 바다를 집으로 가져가겠다는 늦둥이 녀석 덕분입니다.

 

코로나19를 운운하며 집안에 웅크리고만 있기보다는 가까운 바다라도 찾아 심호흡도 하고, 걷기도 하고, 운동부 학생들처럼 숨이 차도록 뛰어도 보고, 연도 날리고, 지금 이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음식도 대하면서 심신의 힐링을 얻는 것이 도리어 코로나19를 이기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연이틀 눈이 내려 온 세상이 하얗습니다. 웅크리고 있지만 말고 나가서 발자국도 새겨보고, 눈사람도 만들면서 활기를 찾아보라 신이 내린 선물입니다. 그 선물 만나러 나가야겠습니다.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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