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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예쁜 봄, 지혜롭게 누리세요
서산 개심사를 찾아서
[1호] 2020년 04월 20일 (월) 12:53:58 서화랑 기자 fire4222@nate.com
   
 
  ▲ 서산 개심사 한 나뭇가지 끝자락에 성미 급해 먼저 피어난 몇몇 겹 벚꽃잎을 카메라에 담는 상춘객들의 모습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처음으로 한자리수(8명)를 기록한 18일 오후 찾아본 개심사(서산시 운산면 신창리) 초입부터 양쪽 도로가 차량들로 점령당한 것으로 보아 적잖은 상춘객들이 찾았구나 싶어 마스크 등 만반의 채비를 마치고 올라봅니다.

 

예상했던 대로 안쪽 주차장은 이미 가득 찼습니다. 부지런한 상춘객들은 벌써 올랐다 내려와 쑥전, 두릅전, 파전, 도토리묵, 잔치국수, 더덕구이, 막걸리, 동동주, 생 칡즙, 쑥 개떡 등 다양하기도 한 메뉴판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원하는 가게 앞 소박한 의자에 삼삼오오 걸터앉아 마른 목을 축이고 간식을 대하고 있습니다.

 

입구 노점에서는 생고사리, 민들레, 취나물, 돌나물, 방풍, 두릅, 쑥, 미나리, 감자 등 갖가지 농산물을 사려는 사람들을 응대하느라 오래간만에 분주합니다.

 

상왕산 개심사를 향해 가족단위로 찾은 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담소를 나누며 천천히 오릅니다. 많은 차량에 비해 사회적 거리를 의식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자동으로 간격이 유지됩니다.

“아빠, 여기에 진짜로 가재가 살고 있을까요?”

“물이 깨끗하니까 있을 것 같은데.”

어느 집 부자지간은 그렇게 흐르는 계곡에서 이 돌 저 돌 들어 보면서 가재를 찾느라 한참을 머무릅니다. 아빠가 테이크아웃 해 다 마신 커피 잔에 담아가려고 만반의 준비까지 한 것 같은데 자연에서 살고 싶은 가재는 아이 속도 모르고, 몸을 사리며 코로나19로 자가격리 당한 사람마냥 내다보지도 않습니다.

 

온도가 20도를 웃돌며 따뜻하다 못해 덥게 느껴져 올해 처음 겉옷을 벗어제끼고 반팔차림으로 오릅니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면서 숨이 차고 답답해 마스크 벗어 던지고 싶은 마음 누구라도 없을까마는 서로를 배려하며 인내합니다.

 

개심사에 도착하니 푸른 창공 아래 겹 벚꽃 꽃망울이 이제 막 터트리려고 잔뜩 부풀어 있습니다. 한 나뭇가지 끝자락에 성미 급한 몇몇 꽃송이가 먼저 피어나 상춘객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습니다. 피어난 꽃가지 아래 서서 마구 마구 사진을 찍어대는 엄마도 딸도 그 순간만큼은 이팔청춘 소녀가 되고 맙니다.

 

“겹 벚꽃이 피었을까 싶어 궁금해서 못 참고 왔는데 조금 빨리 왔네요. 다음 주쯤이면 만개할 것 같아요. 여기는 이 겹 벚꽃이 유명하잖아요. 매년 이맘때 여기서 힐링하고 가거든요. 다음 주말에 다시 오고 싶은데 그때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 고민을 해봐야겠지요?”

 

당진에서 겹 벚꽃을 보려고 아이들과 찾았다는 한 가족이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주변으로 조성된 숲길을 걸어 전망대를 향합니다.

 

“아직 겹 벚꽃은 이르지만 이 홍매화를 보는 것 만 으로도 너무 좋네요. 그동안 집콕하느라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간 기분이에요.” 붉은 홍매화 아래 어느 집 일가족 얼굴이 함께 불그레 물들었습니다.

 

이곳에 오면 특별한 화장실을 만납니다. 바로 옆에 정갈한 신식 화장실을 놔두고 2006년에 ‘아름다운 화장실’로 선정된 ‘해우소’에 들어가 봅니다. 오픈 된 것 같아 조금은 뻘쭘한 가운데도 체험해 봅니다. 아래가 뻥 뚫려 헛디딜까 조심합니다. 네 명이 동시에 앉아서 일을 보고 난 후 일어나면 서로의 얼굴이 보여 웃을 것 같습니다. 지역문화와 자연이 고스란히 접목된 이 화장실 ‘해우소’는 근심을 푸는 곳이라는 뜻답게 역할을 아주 잘해내고 있었습니다.

 

경내를 한바퀴 휘돌아 나와 전망대를 향해 오르는 길목 마다 이름표 달고 나무들이 자신을 소개합니다. 감탕나무과 ‘대팻집나무’는 5월에 황록색으로 꽃이 피고, ‘물푸레나무’는 가지를 물에 담그면 물이 푸르게 변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과, 몸에 좋은 물을 내어주는 ’고로쇠’도 있고, 4월에 잎과 함께 잎겨드랑이에 노란꽃이 달리고, 9월에 열매가 흑자색으로 익어 약용으로 쓰인다는 ’감태나무’, 공해에도 병충해에도 강하고 5-6월에 종 모양의 흰 꽃을 피우는 ’때죽나무‘, 줄기가 곧게 자라 가구 목재료 사용된다는 ’굴참나무’도 만나면서 오르니 어느새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저 멀리 저수지랑 큰 도로도 보이고, 갈아엎은 논과 밭들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전망대’는 그저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목표를 이룬 듯 뿌듯함을 안겨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내려오는 길, 큰아이는 엄마 손을 잡고 앞장서 걷고, 어린 자녀 양 손에 잡고 내려오던 아빠가 “미끄러워 못가겠다” 앙탈 부리는 막내아들을 한손에 번쩍 들어 올려 안고, 한손은 둘째 손을 잡고 내려갑니다. 뒷모습을 지켜보노라니 아빠는 무조건 위대한 존재임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아빠 품에 안겨 안전하게 산을 내려가던 아이가 훗날 어른 되어서도 아빠의 사랑을, 아빠의 위대함을 꼭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

 

전망대를 오르는 길은 험하지 않고, 인적도 드물어 어린 아이들도 함께 올라 때로는 돌계단을, 때로는 흙길을 걸으면서 소나무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빛 샤워도 하고, 고요한 가운데 산새들의 청아한 목소리도 만나고, 때로는 바위에 걸터앉아 쉬어가면서 힐링하기에 그만입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있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소 완화 하면서도 5월 5일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방심하면 빠르게 빈틈을 파고드는 바이러스 특성을 고려해 야외라도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곳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모쪼록 예쁜 봄 지혜롭게 누리시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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