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손어업을 하고 있는 교로리 주민들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생계를 이어가야 하지만 태양광 발전단지가 조성되면서 개펄로 이어지는 모든 접근로에 출입문을 만들고 통제하기 시작했다.

 

 

[농어민 민원현장] 대대로 살아온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 주민들, 바다에 나가기 어려워진 이유

 

충남 서해안의 보물인 바다와 개펄에는 풍부한 생명들이 우글거린다. 주민들이 맨손어업을 하는 이곳은 육지와 바다의 경계일 뿐 아니라 환경오염의 완충작용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당진지역의 경우 공단조성, 농업용수 및 간척지 개발, 산업화에 따른 매립사업 등으로 천연 해안선이 사라지고, 공유수면 잠식, 어장 황폐화 등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에서 맨손어업을 하고 있는 주민들은 여전히 3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주민들에 의하면 바지락 등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도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이 마을에서 맨손어업을 하고 있는 주민들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생계를 이어가야 하지만 태양광 발전단지가 조성되면서 개펄로 이어지는 모든 접근로에 출입문을 만들고 통제하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회사 측 관계자에 의하면 전화를 하거나 말을 하면 언제든지 출입문을 열어준다고 답변했지만 주민들이 매시간 마다 허락을 받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였다.

문제의 발단은 당진에코파워가 이 마을에서 대규모 태양광발전단지 사업을 시작해서 운영하면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 일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태양광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은 SK가스와 한국동서발전이 출자한 것이다.

당진에코파워는 이곳에 272억원을 투입해 1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과 2만4565MWh 규모의 ESS 발전설비를 건설했으며 SK디앤디가 EPC사업을 맡고 있다. 당초 지난해 1월 착공해 올 연말까지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완공 일정이 미뤄졌다.

이와 관련 1980년대 이후 당진지역에서는 수만 ㏊의 공유수면이 매립되거나 훼손됐으나 지역주민이나 기초자치단체 등에는 별다른 혜택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거의 전멸단계인 개펄 및 공유수면을 철저히 보전하고, 이미 훼손된 부분일지라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한편, 맨손어업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어민들은 지난 유류피해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허베이 사회적협동조합(이하 허베이조합)에 따르면 2018년 11월 삼성 측으로부터 유류피해 보상지원금 3500억 원을 받았지만 피해주민에게 여전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

그 중 2000여억 원은 직접피해를 본 태안, 당진, 서천, 서산 4개 시·군 4개 조합지부에 기탁되고, 나머지 1500여 원은 전라도를 비롯한 인근 7개 시·군 피해어민들이 맡아 관리한다.

2016년에 설립된 허베이조합은 직접 피해를 본 4개 지부 조합원들로 구성, 협동조합형태로 조직됐으며 나머지 7개 시·군은 재단법인이나 기타의 형태로 보상금을 관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허베이조합은 4년 전 조합을 구성하고 1기 이사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대의원 조직을 구성하지 못해 사업승인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대의원이 선발되면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사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조합원을 대표하는 대의원은 총 100명으로 피해를 가장 많이 본 태안군지부가 51명, 서산시지부 19명, 당진시지부 13명, 서천군지부 17명이다. 그 중 태안군지부에서 선발되지 않은 몇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부는 충족 대의원을 모두 선발했다.

허베이조합은 조만간 대의원이 모두 충족될 것으로 보고 이달 말 경영공시를 한 뒤 5월 즈음이면 보상지원금을 통한 공익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행/ 충남농어민신문 이태무 기자

취재/ 당진공동취재팀

저작권자 © 충남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