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영춘

내가 본 어떤 꽃

그렇게 살다

그렇게 땅거미 따라

그렇게 제집 찾아갔다

 

내가 본 어떤 꽃

인위적 숨통은 싫어

자연적 숨결이 그리워

두메골짜기 언덕 찾아가

꽃처럼 피어

그렇게 꽃잎처럼 살다

꽃향기처럼

그렇게 사라져갔다

 

내가 본 어떤 꽃

오래 피어있기 고단했는지

그렇게 꽃피어

그렇게 꽃향기처럼 살다

그렇게 꽃잎처럼 이지러졌다

 

내가 본 어떤 꽃

꽃잎파리 한 잎 한 잎에

하고 싶은 말

죄다 써내려가다

채 못다 쓴 여백 단풍 길로

휘적휘적 훨훨

그렇게 낙엽처럼

제 집으로 날아갔다

 

내가 본 어떤 꽃

그렇게 살다

그렇게 제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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