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봄을 찾아 먼 길을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적잖은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고도 찾아보면 누구라도 만족하고 돌아가는 소박한 공원이 있다.

당진시내 중앙도서관 근처 ‘남산공원’인데 요즘 이곳은 겹벚꽃이 탐스럽고도 흐드러지게 피어나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게 하고 있다. 영화관 로비에서 어김없이 만나는 팝콘마냥 톡톡 터져 나오던 일반 벚꽃이 지고 푸른 잎사귀로 채워지며 아쉬움을 남길 즈음 하여 피어난 겹벚꽃이어서 더 귀하고 반갑다.

22일 찾아 본 이곳은 겹겹이 진분홍 꽃송이가 얼마나 탐스러운지 함께 한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서로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감동하고 있었다. 특히 공원 놀이터 앞 중앙에 늘어진 나뭇가지를 부여잡고 인생 샷을 건져보겠다는 방문객들의 마음을 알고 기꺼이 줄을 서서 기다려주는 상황도 연출되고, 특히 중국인으로 보이는 두 여인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그렇게 한참을 머물렀지만 누구 하나 불편한 기색 않는다.

“역시 자연은 우리에게 정말 고마운 존재인 것 같아요. 나는 아무것도 해 준 것이 없는데 이렇게 큰 기쁨을 주니 말이에요.” 인천에서 이사 와 수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와보지 못했었는데 이웃 젊은이가 친절하게 차에 태워 오늘 꽃구경시켜 준다기에 따라나섰는데 너무 행복하다는 한 어르신도 소녀와 같이 수줍은 미소로 꽃송이 아래 포즈를 취한다.

“가까운 서산지역에 겹벚꽃으로 정말 유명한 곳이 있잖아요. 문수라든가, 개심사 같은데요. 그런데 주말에 가면 차가 얼마나 밀리는지 갔다가 돌아온 적이 몇 번인지 셀 수가 없어요. 코로나도 그렇고 올해는 아예 시도조차 안 했구요, 대신 겹벚꽃으로는 어떤 명소와 견주어 뒤지지 않을 이곳 남산공원으로 왔는데 역시 올 때마다 감동을 안겨주네요!” 주말이니까 근처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산책 겸 올라왔다는 젊은 친구들이 피어난 꽃만큼이나 화사하게 웃는다.

꽃 속 놀이터에서 꽃을 닮은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득하고, 게이트볼장에서는 어르신들 건강한 웃음이 피어난다.

이곳은 50,930㎡로 규모가 크지는 않아 누구라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다양한 산책길이 있다. 영산홍, 철쭉 울긋불긋 피어난 오솔길을 걷노라면 모든 시름 잊게 된다.

마음에도, 카메라에도, 눈에도 햇살 받아 더욱 빛나게 아름다운 꽃잎들을 담아 돌아오는 길,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머물며 떠날 줄 모른다.

한편, 이곳 시설로는 정자, 주차장, 생활체육시설, 산책로, 국궁장, 게이트볼장, 어린이놀이터, 분수대, 상록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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