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8월 13일 충남지역 한 생활치료센타에서 제공된 점심 도시락

충남에서는 8월 16일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43명을 기록하고, 국내 확진자가 연일 네자리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어디라고 할 것 없이 일제히 긴장하고 있습니다.

중증환자 병실도 경남, 대전, 충남지역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생활치료센터 가동률도 63%가 넘어 제주시의 경우에는 정원을 초과했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4차 대유행이라는 이름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주민들은 자신이 사는 곳 근처에 앰뷸런스와 하얀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서 있으면 바짝 긴장합니다.

그런데 지난 목요일 같은 아파트 주민으로부터 안부를 묻는 전화가 왔습니다.

“별일 없는 거죠?”

무심코 창밖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우리 라인에서 하얀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내려가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알아보니 바로 지척에 사는 청년이 회사 일로 경기도 지역에서 내려온 분과 월 초에 만나 식사를 했는데 그분과 함께 확진판정을 받고 인근 지역 생활치료센터로 이동 중이라고 했습니다.

이 청년은 평상시 가족과 같이 친밀한 관계인 터라 우리 아이도 많이 놀랐는지 손을 더 자주 씻고 좋아하는 외식도 싫다며 손사레를 칩니다.

가까운 지인이 확진을 받고 치료센터에 들어갔다니 이모저모 궁금하기도 하고 위로 차 다음날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증상으로 코가 맹맹한 것 말고는 아픈 데는 없으나 둘씩 짝을 지어 방을 배정해 주는데 작고 낡은 여인숙 느낌에 창문은 5센티미터만 열리게 고정해놓아 마음이 심히 답답하다고 하소연합니다. 더군다나 영어마저도 안 되는 외국인과 함께 룸메이트가 되다보니 대화도 원활하지 않고 “그냥 딱 감옥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답답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백신을 맞을 기회가 사실 있었어요. 그런데 설마 나는 괜찮겠지 하고 안 맞았거든요.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어요. 나가자마자 백신신청해서 맞을 생각이에요. 그냥 쉬는 기분으로 며칠 있다 가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진짜 장난 아니에요. 제발 조심하시라”며 당부합니다.

“다행히 노트북과 핸드폰을 가지고 들어갈 수 있어서 업무처리를 하기도 하고 핸드폰 갖고 종일 버틴다. 텔레비전이 없으니까 핸드폰이 없으면 그야말로 딱 지옥일 뻔 했다.”고도 하며 전화를 끊었는데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도시락이 배급되었다며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보기에 부실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것도 한 두 번이지 계속 먹는 사람은 메뉴가 바뀌어도 도시락은 도시락일 뿐입니다.

6일째를 맞는 오늘 어떤 마음인지 전화해 보았습니다.

바깥공기는 쏘일 기회가 전혀 없느냐 물으니, “입소한 다음날과 어제 엑스레이 찍으러 나간 틈을 이용해 간만에 심호흡을 할 수 있었다.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끌어볼까 궁리하게 되더라.”라고 말하며 웃습니다.

그러면서 “하루 이틀 지내다보면 적응이 되겠지 하고 스스로 위로했는데 도무지 적응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증상이 없어서 호강에 겨운 말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육체적인 건강보다 도리어 정신건강을 지키는 것이 급선무 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에 보니 50대 여성이 생활치료센터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했다며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아들의 기사를 접했다고 말하니, “나 같은 경우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서 그런지 아무것도 해주는 것이 없다. 그저 격리한다는데 의미를 두는 것 같다. 6일째를 맞는 오늘에서야 괜찮냐고 전화 한통 왔더라.”며 씁쓸해 합니다.

혹 생활하면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들이 있는지 물으니, “입소하는 날 안내문을 주고 배정된 방에 들어가서 핸드폰에 어플을 깔고 체온을 재서 보고하는 일 등을 하게 되는데 어르신들은 그 일이 많이 어려울 것 같다. 나와 함께한 룸메이트도 외국인이다 보니 잘 몰라서 내가 다 도와줬다. 심지어는 와이파이 여는 것도 몰라 도와줘야 했다. 그러니 어르신들이나 외국인들 같은 경우에는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직접 어플을 깔아주고 자세히 설명을 해서 들여보내면 당황해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해줍니다.

회복되어 나오게 되면 무엇을 제일 하고 싶은지 물으니, “뭐 근사한 것 아니고 그냥 자유롭게 걷는 거요. 그동안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일들 있잖아요. 걷는 것, 뛰는 것, 창문을 내 맘대로 활짝 열어제끼고 자연바람을 실컷 쏘이는 것, 출근하는 일,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것,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자체가 최고의 행복일 것 같아요.”라고 대답합니다.

이 청년의 입장에 놓여 창문도 제대로 열지 못하는 곳에 격리될 것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지척에 있는 분을 확진자로 대하고 보니 더 바짝 긴장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두서너 명이 어울려 집에서 차를 마시던 일도 당장 멈추게 되고, 제주도를 다녀왔다는 분과는 안 만나려고 수를 씁니다. 얼마 전 장례를 치르고 온 지인은 이런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부부지간에 선제적 검사를 해 음성이 나왔음을 확인시켜주며 안심하게 합니다. 그것도 센스 있는 처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확진자수가 네자리로 여전한 지금은 백신을 적극적으로 맞을 것과 만남을 자제하고 이동을 자제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저작권자 © 충남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