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빛 수놓인 당진 삼선산수목원을 찾아서

낮 기온이 오르며 가을추위가 주춤해진 24일 오후 찾아본 당진 삼선산수목원은 무르익어가는 가을을 만끽하려고 나들이 나온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커다란 조형물과 함께 국화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매년 농업기술센터에서 열어오던 국화전시회를 올해는 합덕농촌테마공원과, 이곳 삼선산수목원으로 분산해 전시하고 있는 터 였습니다.

뜻밖에 만난 아름다운 광경에 관광객들 얼굴마다 행복웃음 가득하고,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 마다에서 찰칵찰칵 추억 담는 소리 경쾌합니다.

전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누구라도 기분 좋게 돌아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전시장을 돌아보고 나오려는데 꽤 가팔라 보이는 입구 내리막길을 어르신 태운 휠체어를 뒷걸음질쳐가며 받치고 위태롭게 내려옵니다. 그렇게 어렵게 내려왔는가 싶었는데 바닥에 깔린 소재가 울퉁불퉁한데다가 폭신하기까지 해서 그런지 힘껏 밀어도 휠체어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합니다. 결국에는 휠체어를 한쪽에 세워놓고 양쪽에서 힘겹게 부축해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앞서 전시장을 휘돌아 나오시는 한 어르신이 몸이 꽤 불편해 보였는데 가족 중 한 분이 빈 휠체어를 밀고 나오고, 또 다른 분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걸어 나오던 모습이 이해가 됩니다. 미처 이분들을 배려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개선이 시급해 보였습니다.

다음날인 25일 당진시농업기술센터에 전화를 걸어 사정을 알렸습니다. 담당자는 “가팔라 보이는 입구는 개인 땅을 임대해서 사용하다 보니 완만하게 해드려야 마땅하나 손을 댈 수 없었고, 얼마 전에 비가 내려 땅이 질퍽거리는 바람에 관람 동선을 고려해 야자매트를 설치한 것인데 휠체어 진행이 불가능한 것에 대해 바닥 소재 선택 시 더 신중하게 배려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인정한다. 하지만 영구적인 전시가 아니다 보니 당장 예산을 투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하며 개선이 당장 불가하다 하니 아쉽게도 추후 사업 추진 시 꼭 참고하여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배려해 달라 당부하는 것으로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 하고 전시장을 나와 가을 고운 빛 찾아 둘러보는데 파스텔 톤의 핑크뮬리가 아름답게 수놓아져 동화 속 세상을 걷는 것 같고, 곳곳에 억새가 무더기로 피어나 우리고장 명산인 오서산 억새가 부럽지 않습니다.

탐스럽게 솟아난 강아지풀을 쓰다듬게 되고, 둘레길에 피어난 연분홍 개미취 앞에 꽃이름 궁금해 그 자리에서 검색하는 가족을 만나고, 자주꽃돌부채, 리틀핑키, 좀늦쑥부쟁이, 꿩의비름, 마운틴블루의 신비로운 자태에 시선도 발걸음도 머뭅니다.

전망대를 향해 가는 길목에 아름드리 피어난 억새를 팔을 뻗어 쓰다듬으며 걷는 부부가 낭만적이고, 이곳 삼선산수목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단풍을 울긋불긋 홍가시나무가 대신합니다.

전망대 마지막 계단을 올라 선 한 어르신의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고 숨이 차오르는 중에도 “이야! 멋있다! 전망대 까지 올라오기를 잘했다!”고 감동하던 그분은 청주에서 손자까지 일 가족이 이날 삽교천을 들러, 유명하다는 카페도 갔다가 28분 여 거리에 수목원이 있다고 해서 찾았습니다. “들리기를 참 잘했다”면서 활짝 웃어 만족해하시던 그분들이 끝까지 좋은 추억만 담아 가시기를 기원하며 내려오는 길목 놀이터에도 아이들 웃음꽃이 덩달아 피어났습니다.

다가오는 주말(31일)까지 국화전시가 이어지고, 곳곳마다 가을정취 그득 담긴 삼선산수목원에서 자꾸만 무르익어가는 가을을 만끽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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