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5일 아침 한 주택가에 겹벚꽃이 만개했다. 코로나19를 마지막까지 지혜롭게 극복하고 봄꽃처럼 활짝 웃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드디어 전 세계인을 구속했던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워지나 봅니다. 4월 마지막 주에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 논의가 이뤄져 5월초에 결정이 된다고 하니 진즉에 선물 받고 고이 모셔두었던 립스틱을 드디어 쓱쓱 발라 볼 날이 오는 건가 싶으면서도, 민낯이 마스크에 가려져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여유롭고도 맘 편하게 외출을 일삼던 지난날들의 편안함과도 이별을 해야 하는 부작용 아닌 부작용도 없지 않습니다. 특히 눈만 예쁜 일명 ‘마기꾼’에 속한 한 지인이 착용의무 해제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은 마스크를 끝까지 착용할 거라고 해서 함께 있던 사람 모두 유쾌하게 웃었습니다.

점차적 일상회복 회복에 따라 감염병 전담병원이었던 서산의료원도 25일부터 단계적으로 병원 진료 정상화에 집중할 계획임을 알려왔습니다. 지역 도서관들도 5월 1일부터 운영을 정상화 할 것이라는 소식을 속속 보내오고 있습니다.

해외여행을 통해 행복을 가장 많이 발견한다는 한 지인은 “온가족이 함께 여행을 계획해 보자”며 흥분하여 해외여행상품을 링크 걸어 보내왔습니다. 다 이분 같은 마음인가 봅니다. 항공사들이 해외 노선을 대상으로 대규모 증편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25일부터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거나 마트에서 시식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우리집 아들놈들이 쌍수 들어 환영합니다.

일제히 취식이 가능해진 하루 전날 영화관을 다녀온 아들놈이 “영화는 뭐니 뭐니 해도 바삭바삭한 팝콘을 먹어가면서 봐줘야 제 맛인데 그동안 겨우 콜라만 홀짝이면서 보던 설움, 이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웃음이 절로 나더라구요.”하면서 무지막지하게 좋아합니다. 그러고 보니 영화관을 찾으면 팝콘을 먹는 재미가 적지 않다보니 아들놈들이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밖에서 후다닥 먹어 치우고 입장했던 일도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하여 금지해왔던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도 취식이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대형마트에 가면 이것 저것 직접 시식해 보면서 구입을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입니다.

그런데 24일 방문한 한 대형마트에서 정육코너를 맡고 있는 점원이 자주 보는 사이다 보니 속내를 말해줍니다. “솔직히 그동안 마트 안에서 시식이 안 되니까 고기를 굽지 않아도 돼 정말 편하게 일했는데 이제 슬슬 준비하라고 하네요. 좋은 시절 다 갔습니다.” 뜻밖에 코로나19 덕을 본 점원도 있었습니다.

일주일 전에 확진 되어 격리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는 지인에게 “얼마나 답답하시냐”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으니, “한 달만 버텼으면 격리되지 않을 수 있었는데 진짜 아깝다!”고 한탄합니다.

이분의 말대로 격리의무도 5월 하순 즈음에는 해제될 수도 있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의무로 격리하지 않는 대신 그동안 정부에서 지원됐던 생활지원금도 없어지고 치료비도 더 이상 지원되지 않아 자부담으로 전환되는 거니까 미리 확진 된 것에 대해 감사하시라 했더니 “비대면이지만 무료로 진료도 해주고, 약도 무료로 주고,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원금도 준다고 하니까 감사하기는 한데 증상도 없이 멀쩡한 상태로 갇혀 있으려니까 못할 짓”이라면서 “함께 지내면서도 철저한 격리로 아내와 어린 아들이 잘 버텨주어서 진짜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말로 통화를 마쳤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1-2주 동안만 해도 확진된 지인이 꽤 많다보니까 위로하느라 취향 따라 작은 손 편지와 함께 죽이며 과일이며 여기저기 챙겨 보내느라 적잖은 지출이 있었지만 덕분에 오고 가는 정을 나누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벌써부터 들뜨고 지난날을 추억으로 간직하기에는 이릅니다. 코로나19 유행 상황과 변이 출현 여부 등에 따라 예정보다 더 늦어질 수 있기도 하고, 강력한 변이가 발생한다면 다시 검사하고 추적하고 격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재도입까지도 검토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가 2급으로 하향되었다고는 하지만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들에는 여전히 치명적이기 때문에 이분들을 배려하는 일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분들이 남이 아니고 내 부모이고 내 형제이니 그렇습니다. 마스크 착용이 모든 감염병 예방의 최종 방어선이라고 하니 ‘마기꾼’이 아니더라도 만일 약간의 증상이라도 있을 때에는 의무가 해제되는 시점에라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누구라도 손소독과 자주 손 씻는 습관은 여전히 생활화 하는 것이 내 자신과 남을 위한 배려가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은 어딜 가나 형형색색으로 만발한 봄꽃들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단계 단계마다 모든 결정에 정부도, 국민도 신중을 기하여 지혜롭고도 슬기롭게 코로나19를 정복하고 저 봄꽃들처럼 활짝 웃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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