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인이 밤새 울고 잠을 한 숨 못잤노라 하소연을 하며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신의 핸드폰에서 형제들이 주말 동안 대화를 나눈 카톡방을 열어 보여주는데 이틀 연속 밤낮으로 주고받은 내용들이 얼마나 많은 지 내려도 내려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남의 가정사 속속들이 알 이유 없어 덮었는데 홀로 계신 어머니를 어떻게 모실까 의논하기 위해 좋은 의도를 갖고 시작된 대화가 그동안 쌓였던 오해와 감정을 처음에는 예의를 갖추어 하나 둘 토로하기 시작했지만 감정이 더해지면서 급기야는 이성을 잃고 점점 수위를 넘는 발언을 일삼게 돼 서로 지울 수 없는 커다란 생채기만 남았다고 했습니다.

싸움은 계속 되고 있고 자신은 ‘나가기’를 눌러 빠져나와버렸지만 처음에는 피해자인줄만 알았는데 돌이켜보니 자신도 함께 이성을 잃고 할 말 못할 말 구분 못하고 해댄 것에 대해 급 후회가 된다고 했습니다.

어느 순간 너도 나도 이성을 잃어 원래 대화 목적의 취지와 본질을 벗어나 형제지간에 진흙탕 싸움판이 된 상황이었습니다.

사람이 이성을 잃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작게는 ‘내가 왜그랬을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라고 지인처럼 한숨 쉬며 후회하는 정도에서부터 살인과 같은 어마무시한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구약성경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그 시대에도 이성을 잃은 사람들이 무시무시한 일을 벌이고 있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사마리아성이 적군들에 의해 포위되어 먹을 것이 바닥이 나니까 그 성안에 있던 사람들이 오랜 굶주림에 이성을 잃고 급기야는 “우리가 오늘은 내 아들을 잡아먹고 내일은 네 아들을 먹자”는 제안을 하고 곧바로 실행에 옮겨 내 자식을 내놓아 잡아먹고 다음날 네 자식을 내놓으라니 숨기고 내놓지 않자 다툼이 크게 일어난 것입니다.(열왕기하6:28 또 이르되 무슨 일이냐 하니 여인이 대답하되 이 여인이 내게 이르기를 네 아들을 내놓아라 우리가 오늘 먹고 내일은 내 아들을 먹자 하매 6:29 우리가 드디어 내 아들을 삶아 먹었더니 이튿날에 내가 그 여인에게 이르되 네 아들을 내놓아라 우리가 먹으리라 하나 그가 그의 아들을 숨겼나이다 하는지라)

사람이 순간 분노하여 이성을 잃으면 이렇게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수 있을까 연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 주변 사람들과 마찰이 생겼을 때, 누군가 오해가 생겼을 때 쉽게 화를 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편이라면 지금 당장 감정을 다스리는 법부터 배우라고 전문가들이 조언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분노가 꿈틀거릴 때, 정말 화낼 만한 일인지, 화를 내면 해결되는 문제인지, 더 좋은 해결 방법은 없는지 자문해 보라고 합니다.  중요한 순간에 이성을 잃지 않으려면 어떤 상황에서도 내 감정의 주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해줍니다.

이제 제법 선선해지기는 했지만 한낮 더위는 여전하고, 경제는 여전히 어렵고 가계사정이 넉넉지 못하다 보면 마음에 여유가 없어 같은 똑같은 상황에도 분노하기 쉬워지는 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종교를 떠나 성경에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이 이성을 잃으면 내 자식 네 자식을 잡아먹자는 무서운 말을 하고 실행에까지 옮기며 어처구니없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행할 수 있음을 기억하고 어떤 환경에도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릴 줄 아는 지혜가 쉽지 않은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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