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포커스] 서산시장애인복지관, 500여 명의 시민들 참여 제7회 다사랑 어울림 축제 개최

 

문화복지가 부족한 장애인들을 위한 기회가 제공되고 있지만 이동여건이 열악한 농촌지역에서 장애인들이 길을 나서 공연을 보러가는 것은 여전히 힘든 일이다.

서산시장애인복지관(관장 이상복)은 지난 12일 서산시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5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서산시민과 함께하는 제7회 다사랑 어울림 축제를 개최했다.

이날 개회식에서 장애인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전현숙 정보화강사가 서산시장 표창을, 김대진커피아카데미학원 원장이 서산시의회의장 표창을 받았다.

식전공연으로 뜬쇠예술단의 사물놀이 공연이 있었고, 본 공연에는 샌드아티스트 박은수, 복지관 다사랑 플릇 앙상블, 복지관 맑은소리 오카리나, 충남관악단 희망울림 타악기 앙상블, 안종미와 제자들(민요), 연예진, 한규철, 아리아(한선미) 등이 참여하여 감동의 무대를 선사하였다.

이번 행사에는 문화공연과 함께, 보완대체의사소통(AAC)안내, 꽃향기 및 캘리그라피 작품 전시, 2022년 장애인식개선 표어 공모전 당선작 홍보도 이뤄졌다.

이상복 관장은 “다사랑 어울림 축제가 장애에 대한 이해를 높여 편견을 해소하고, 많은 시민이 소통과 공감을 함께하는 축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장애인들이 문화생활을 하고 공연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큰 애로사항은 바로 이동여건의 부족이다.

최근 한 공중파 방송에 태안 '만대항' 인근 발달장애인 이기영(49)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부모님, 강아지 두 마리와 함께 사는 기영 씨는 평일 아침이면 새벽같이 일어나 외출 준비를 하는데 태안읍내의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센터에 가기 위해 서두른다. 주간활동센터는 기영 씨와 같은 발달장애인들이 '주간활동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소이다.

기영 씨와 같은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주간활동서비스는 그동안 좀처럼 쉽지 않았던 능동적 사회 적응을 목적으로 한 제도이다. 집에 머물거나 동네를 배회하던 평일 낮 시간에 전담인력의 지원과 도움을 받아 단체 활동을 하며 사회성을 습득하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센터'에 가는 길이 너무 멀다. 장애 정도가 비교적 심하지 않은 기영 씨는 노선 버스로 센터까지 이동하는데 30분에 한 대씩 있는 버스를 타고 꼬박 1시간을 가야 한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버스에서 내려서 센터까지 이동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1시간 30분이 넘는다. 버스를 잡아타고 이동하는 시간 내내 기영 씨는 혼자다. 태안 읍내로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 출퇴근 시간, 등교 시간을 피해 오전 9시쯤 버스를 타기는 하지만 읍내로 가는 버스는 대개 승객들로 가득 찬다.

센터까지 혼자 이동하는 기영 씨의 경우 도움의 손길 없이 홀로 이동하는 시간 자체가 지나치게 길어 예기치 못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부모님의 보호와 지원을 받는 집과, 주간활동 전담인력의 돌봄을 받는 센터 사이의 '돌봄 공백 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다행히 기영 씨는 장애 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고, 주간활동서비스를 이용해 온 지난 2년 동안 홀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주변 사람들도 큰 걱정은 없다고 말하지만, 돌발적인 사고의 위험에 비장애인보다 크게 노출돼 있다.

이와 관련 장애 등급을 받은 모든 장애인에게는 '활동보조시간'이라는 게 주어진다. 활동보조시간은 식사를 하거나, 목욕을 하거나,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외출준비를 하거나 하는데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간으로 15개 장애 등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바우처 형식으로 지급돼 주중, 주말 구분 없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동만으로 차감되는 활동보조시간이 아까워서 주간활동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도 받지 못하는 발달장애인도 적지 않다. 장애인이 이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면, 그만큼 보호자의 돌봄 부담도 커지게 된다.

유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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