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심층취재] 오성환 당진시장 공약으로 추진 중인 시립의료원, 왜 논란 커지고 있나

 

당진시에 시립의료원 설립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시청에서 열린 가운데 시립의료원을 만들면 연간 100억 원 넘는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시장 공약사업으로 시립의료원 설립을 추진 중인 당진시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연구 결과와 전문가, 시민 의견을 반영해 시립의료원 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실제로 오성환 시장 공약으로 추진 중인 시립의료원(시립병원) 설립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당진시내에서 만난 이세준 씨는 “시립의료원이 생기면 좋긴 하겠지만 연간 1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나. 공약사항이라고 하더라도 세심하게 검토해서 결정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18일 시청에서 열린 ‘시립 공공의료원 설립을 위한 시민토론회’에서 지난 2019년 수행한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시립병원 설립 타당성’ 용역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당시 조사 결과 200병상 규모로 시립의료원을 설립할 경우 연면적 약 2만㎡에 835억 원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연간 적자 폭은 약 120억 원으로 조사돼 사업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발제에 나선 박세희 조선대 교수는 “공공의료부분의 경우 재원만 가지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초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도 “다만 그 지역에 계신 분들이 부족한 재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낮은 의료수익 대비 관리비용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의료진 인건비가 예상보다 굉장히 높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환자를 통한 수익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며 “기존과 똑같은 방식으로 설립을 검토할 경우 타당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순천향대 의과대학 박윤형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당진시립의료원 설립 시민운동본부 오동주 대표와 신성대 사회복지과 신기원 교수, 당진종합병원 전세환 행정원장, 충남대 의과대학 이석구 교수 등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오 대표는 “시립의료원은 전국에 2개밖에 없다. 만만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공병원은 사회간접자본으로 봐야 한다”며 “이번 토론회가 끝나면 경기도나 수도권에 있는 업체에 용역을 줘서 다시 한 번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신 교수는 “한보철강을 현대제철이 인수했을 때 ‘아산병원을 설립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고 전제한 뒤 “시립의료원의 경우 기금을 통해 설립할 순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매년 120억 원의 적자구조를 과연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에 대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처럼 찬반대립이 커지자 의료원 설립을 결정하기 이전 사회적 합의를 위한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의료원 운영에 대한 적자를 우려하며 설립 타당성 결여를 지적한 부분이다.

반면 공공의료원은 공공재인 사회간접자본임으로 수익구조에 의한 평가보다는 시민의 편리를 위한 ‘공공선’의 가치로 여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2019년 당진시가 수행한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시립병원 설립타당성’ 용역결과 120억 원의 연간적자 운영에 따른 사업추진은 불가능하다.

이에 공론화 과정을 제대로 진행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높아가고 있다.

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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