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심층취재] 태안군 원북면 학암포해수욕장 방파제 인근 텐트에서 40대 남녀 숨진 채 발견

 

태안군 원북면 학암포해수욕장 방파제 인근 텐트에서 사실혼 사이였던 40대 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4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11분께 "남녀가 텐트 안에서 숨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텐트 안에서 사망 징후가 명확한 40대 초반의 A씨와 B씨 시신을 수습해 곧바로 경찰에 인계했다.

이들이 머물던 텐트 안에는 가스 밸브가 열린 채 꺼진 휴대용 부탄가스용 난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텐트 안에서 가스난로를 켰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으로 보고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작년에도 당진의 한 해수욕장에서 캠핑하던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왜목마을 해수욕장에 설치된 텐트에서 60대 부부와 애완견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한 것이다.

경찰은 캠핑을 떠난 부부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 신고를 받고 이들을 찾아냈다. 텐트가 밀폐된 상태였으며 현장에서는 부탄가스로 작동하는 온수 매트가 켜진 채 발견됐다.

당진시와 미래엔서해에너지는 관내 가스중독 사고를 막기 위해 당진시 190개소 경로당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무료 보급ㆍ설치하는 사업을 펼친 바 있다.

한편, 지난 3년 동안 캠핑장에서 가스가 새거나 폭발해 생긴 사고는 27건인데, 이 가운데 4분의 1은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최근 소방당국이 텐트 안 조리, 난방기구가 얼마나 위험한지 실험한 결과 텐트 안에서 작은 가스난로를 켜자 금세 일산화탄소 농도가 5천9백 ppm을 넘어섰다. 근육을 마음대로 쓸 수 없고 판단력이 흐려지다 10분 만에 사망에 이르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에 의하면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면 뇌와 기타 장기들에 산소 전달이 저하되고 이는 저산소 뇌 손상 및 다발성 장기부전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소방당국은 텐트 환기는 물론 캠핑용 일산화탄소 경보기도 가스 중독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충고했다.

이와 관련 당진소방서는 난방기구 사용이 늘어나는 겨울철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가 잇따름에 따라 사고 예방을 위해 홍보에 나섰다.

끊이지 않는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주택에서는 △전문가에게 보일러 설치를 의뢰하고, △배기관의 이탈, 찌그러짐 유무를 확인하고 즉시 보수해야하며 △보일러실에는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한다. △텐트 내부에서 난방, 가스버너 등 취급 시 가스누출이 없는지 확인 후 사용하며 환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김기록 당진소방서장은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이기에 더욱 치명적이다"며 "경보기 설치 등 사전예방이 피해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고 당부했다.

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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