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깊이 둘러보지 않아도 너나없이 마음이 아픈 사람이 참 많습니다. 한 의료계 종사자가 말하기를, 근래에 조용하고 빠르게 확산하는 현상 중 하나가 공황장애, 공황발작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아도 이웃 가운데 불면증, 우울증, 공황장애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불면증으로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이룰 수 없어요. 약을 먹고 잠이 든다고 해도 붕 뜬 느낌이어서 늘 불안정한 상태의 연속이에요.”

“우리 딸이 원인 모를 우울증을 앓고 있어서 걱정이에요. 우울증 약이 살이 찌나 봐요. 그렇게 밝았던 아이가 병 낫자고 약을 먹으면서 살이 찌니까 거울에 비추인 자신의 모습을 보고 또 우울해 해요. 도통 웃지 않는 딸을 놓고 어미인 저도 웃지 못하게 되네요.”

“제가 우울증 약을 먹고 있어요. 기도해주세요!”

“직장을 3개월 쉬고 있어요. 공황장애가 악화 돼 이대로는 업무를 볼 수 없기 때문이에요.”

쉽지 않지만 이렇게 마음을 열어 누군가에게 자신의 아픔을 꺼내놓고 도움받기를 원하는 사람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남들처럼 정상적이고 유쾌한 삶을 나도 살아보고 싶다는 의지가 있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올 여름 세미나를 간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찾아 온 공황발작에 ‘숨이 쉬어지질 않는다, 죽을 것 같다’는 호소를 하며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지인의 손을 주무르는 것 말고는 더 이상 뭔가를 해줄 수 도 없어서 안타까워하는 남편 분 옆에 서서 ‘아주 천천히 심호흡을 해보자’고 권면하면서도 말로만 듣던 일이 눈앞에서 펼쳐지니 한때 의료계에 종사했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몇 분 지나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이 회복이 되어 세미나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약을 복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아무런 예고조차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공포가 혼자 운전하는 것도 엄청난 부담으로 느낄 만큼 이분을 평상시 삶 속에서도 위축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예측할 수가 없으니까 대비할 수가 없고, 대비할 수 없으니까 마음속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는 거였습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마음이 아프게 됐나 들어보니, 치열한 삶의 전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린 아이들 육아와 자격증 취득을 위해 학업을 병행하며 쉬는 날이 없으니까 몸도 마음도 과부하가 걸려 병을 얻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어렸던 아이들이 장성하도록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약을 먹어야 겨우 잠이 들 수 있다고 호소해 안타깝습니다.

이분처럼 확연하게 증상이 드러나 의학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최근에 자신이 그동안 우울증 환자였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오랜 시간을 지내온 바람에 초기에 알았더라면 심리적인 상담치료만으로도 치유될 수 있었던 우울증이 고질병이 되어 오랜 시간 동안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처방을 받고 망연자실해 있는 한 분을 보았습니다.

미루고 있었더니 올해 건강검진 대상자라고 안내해 주는 우편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또 왔습니다. 일반건강검진 항목을 보니 신장, 체중, 허리둘레, 체질량지수, 시력, 청력, 혈압, 혈액검사, 요검사, 구강검진이 있습니다.

생애전환기에 따른 추가 검진내용 가운데 정신건강검사(우울증)가 눈에 띕니다. 만 20세부터 30세, 40세, 50세, 60세, 70세에 이르기까지 해당 연령을 시작으로 10동안 1회 검사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에 꽤 위협을 받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과연 10년 동안 1회 검진 주기가 합당한 지 의문이 듭니다. 몸 건강도, 마음 건강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아닌, 결국 자기 자신이 민감하게 챙겨야 함을 말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름 세 자 말하면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유명한 한 연예인이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충격입니다. 정상에 올라 도통 부러울 것 없을 것 같은 스타들에게도 언제든 대중들에게 외면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마약을 통해서라도 그들을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게 만들지 않았나 싶어 안타깝습니다.

마음이 아픈 한 개인도, 정상에 올랐지만 마음이 공허한 스타도, 오늘을 살아내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으로 버티어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한마디 위로의 말이 꼭 필요한 지 도 모르겠습니다.

“괜찮아!”

우울증을 7년 동안 앓던 아내의 치유를 위하여 헌신했던 한 남편이 아내가 치유되고 나니까 바통을 이어 받은 것처럼 자신에게도 찾아 온 우울증에 2년 여 기간 동안 고통 받고 있을 때 끊임없는 아내의 이 한 마디가 남편을 우울증으로부터 해방시켰다고 합니다.

“당신 말이 옳아요!”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생채기 내기에 혈안이 된 것 같은 요즘, 지금 우리 모두에게 절실한 것은 수시로 몸 건강 마음 건강을 체크하는 일과 더불어 나는 너를, 너는 나를 이해해주고, 공감해주고, 위로의 말을 건네며 서로의 상처를 싸매주는 일입니다. 그래서 몸도 마음도 참 건강한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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