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경복궁을 지을 때 썼던 ‘안면송’이 견뎌왔던 일제 수탈 아픈 기억ㆍ상처, 어떻게 보전할 수 있나

 

태안군 안면도는 안면송 80여만 그루가 서식하고 있는 충남의 대표 관광지로 산림자원연구소 이전 시 자연휴양림, 수목원, 지방정원 등과 연계해 산림치유로 전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는 주민들의 염원이 모아지고 있다.

안면도의 38%가 도유림 및 도유지인 만큼 이전 시 토지매입 등 경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와 관련 정광섭 도의원은 “도유지 내 사유지 매각·매입과 관련해 장기 거주하고 있는 도민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도유지 매각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특히 도민이 이해할 수 있고 형평성 있는 중장기 계획을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18일 이곳 휴양림에서는 삼삼오오 숲 산책을 하는 방문객들이 반듯하고 아름답게 자란 소나무를 바라보며 감탄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이곳 해설사에 의하면 일제 강점기에는 안면 송도 아픔을 겪어야 했다고 한다. 송탄유로 사용된 전쟁 물자로 수탈의 상처를 안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태안군 안면도에는 드넓은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다. ‘안면송’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 소나무는 크고 품질이 우수하기로 유명하다. 조선시대에 경복궁을 지을 때도 안면송을 썼다는 기록이 있다. 단일 수종으로 5000년 이상 지속적으로 보호를 받아온 이 소나무는 2008년 화재로 소실됐던 숭례문을 복원하는 데도 쓰였다.

하지만 상당수 안면송들은 아픈 기억, 아픈 상처를 안고 있다. 그 기억과 상처는 지금도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 일제는 전쟁물자인 송탄유(松炭油)를 확보하기 위해 안면도 소나무에 톱날로 ‘V’자 모양의 상처(사진)를 냈다. 이 작업에는 안면도 주민들이 강제로 동원됐다.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안면송이 일제의 수탈 대상이 됐던 것이다.

당국은 국립산림과학원 등 전문기관을 통해 정확한 피해 현황과 피해를 입은 소나무 나이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 소나무에 대해 충남 등록문화재 등록 신청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가슴 아픈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현장에 ‘상처 난 소나무’ 안내판도 설치하기로 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V자형 상처는 아소상점이 보다 저렴하고 손쉽게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고안한 방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로 인해 많은 안면송이 회복되지 않는 큰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1930년대부터 시작된 안면송 송진 채취 행위가 일제가 패망할 때까지 계속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충남도 산림자원연구소를 도유지와 도유림이 많은 태안군으로 이전해야 부지매입 등 이전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태안군민 40.6%(2만 4573명)도 산림자원연구소 이전에 적극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자원연구소 이전은 최적지인 태안군으로, 반드시 태안군에 이전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태안군은 산림자원연구소 이전을 위해 1만 명 목표로 군민 동참 서명운동을 추진했다. 목표보다 2.5배 많은 2만4753명의 군민이 서명에 동참했고, 이는 태안군민의 40.6%에 해당한다.

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공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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