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 보며 지난 한 해를 반성해 본다/말씀 안 들어 부모님 속 썩이고 아파서 학교 쉬던 날/나를 위해 얼마나 걱정하셨나 얼마나 마음 아프셨을까/짝지와 다투고 먼저 토라졌던 일/ 거리에 자선냄비 그냥 지나쳤던 일/키는 한 뼘이나 컸는데 생각은 늘 그대로 모두가 후회스럽고 잘못한 것뿐/내년에는 다시 안 그래야지 착한 아이 되어야지/한 장 남은 달력을 가만히 쳐다보며 지난 한 해를 생각해 본다

올해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을 바라보면서 시원섭섭함이 교차하는 가운데 우연히 접한 초등교과서에 실린 ‘한 해를 보내며’라는 곡의 가사가 참으로 와 닿습니다. 부모님 속 썩인 일도, 친구와 다툰 일도 후회스럽고 잘못한 것에 대하여 반성하고 내년에는 안 그래야겠다 다짐하는 모습이 기특합니다.

이 노래 가사처럼 덩그라니 한 장 남은 달력을 바라보면서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도 보고, 반성도 하고, 스스로 평가도 해 보면서 더 나은 새해를 맞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라도 같지 싶습니다.

지나온 한 해 돌아보니 참 다사다난했습니다. 주변 사람 의식하지 않고 펄쩍펄쩍 뛸 만큼 기쁜 일도 있었고, 최근 몇 달 사이에만도 건강에 변고가 생긴 지인들 소식을 접하기도 하고, 뜻밖의 사고로 서둘러 떠나간 지인들로 아픔과 슬픔이 겹친 나날도 있었습니다. 50년을 훌쩍 넘겨 살아온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첫 경험 앞에서는 좌충우돌 실수도 하고, 신중하지 못한 선택으로 후회막급인 일들도 있었습니다.

올해 첫 달력을 기분 좋게 펼치며 도전하리라, 후회 없는 삶을 살리라, 사랑을 실천하면서 살리라 굳건히 다짐했었는데 부끄러움과 아쉬움만 가득합니다. 도전 대신에 안일함에 마음 뺏겼고, 듣고 배우고 묵상하고 다짐하면서도 사랑은 저만치 뒷전에 놓고 여전히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하고, 품지 못하는 속 좁음도 있었습니다. 소소한 행복에 감사하지 못하고 더 큰 행복 어디 없나 두리번거렸던 어리석음도 있었습니다.

이웃에 대하여 편안함을 위장한 무례함은 없었는지, 언제나 곁에 있다는 이유로 가족에 대하여 소홀함은 없었는지, 맡은 일에 과연 책임을 다 했는지, 이웃의 어려움을 보고도 방관하지는 않았는지,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거짓이나 속임수는 없었는지, 인색하지는 않았는지 올해가 가기 전에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음이 참 다행입니다.

성찰의 시간을 통해 마음 속 묵은 때를 말끔히 지워내고 새해를 준비하는 희망으로 각오를 다지는 12월 한 달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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