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공동취재팀

 

충남지역에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의료사각지대가 도사리고 있다.

도내 150개 보건지소 가운데 16곳에 공중보건의사가 배치 받지 못해 의료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는 도내 공중보건의사 기근 및 농어촌 의료공백 상태를 반영한 것이어서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거기에다 최근에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충남지역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20일 집단 사직서 제출 행렬에 동참하면서 의료 공백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에 근무하는 레지던트 91명 중 68명(부천 순천향대병원 파견 1명 포함), 인턴 29명 중 27명 등 전공의 95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날 오전부터 진료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천안 단국대병원도 전공의 136명 중 102명이 사직서를 냈다.

충남지역에는 천안에 대형 대학병원 2곳이 있으며, 전공의 256명이 근무하고 있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에 나서면서 환자와 보호자 사이에서는 우려가 크다.

한편, 충남도의회 자료에 의하면 최근 공중보건의사(이하 공보의) 감소로 인해 충남도 시·군 보건지소에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농어촌 의료공백이 크게 우려된다.

실제로 2022년 도내 150개 보건지소 중 13개소에 공보의가 배치되지 못했으며, 작년에는 16개 보건지소로 더 늘어났다.

이 때문에 농어촌지역에서는 공보의 감소에 따른 농어촌지역 어르신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보건소 및 보건지소의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농촌지역의 의료사각지대 현실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공공의료가 위기에 빠지면서 의료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특히 공중보건의 숫자가 줄면서 의료 취약지역 불편이 증가하고 있다. 내과 진료를 볼 수 있는 의과 계열의 공보의가 급감하면서 일부에선 보건소 기능이 마비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공보의 처우를 개선해 이들의 이탈을 막는 한편 공공의대 설립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가 높아가고 있다. 또 보건소와 의원·병원이 경쟁하는 기존 체제를 벗어나 보건소에 상시 건강관리 같은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공보의가 줄어드는 원인으로 열악한 처우를 꼽는 이들이 많다. 현역병과 복무 기간이 2배 차이가 나면서 차라리 현역병으로 입대해 시간을 아끼겠다는 분위기가 의대생 사이에서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복무 기간뿐 아니라 급여 역시 월 200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공보의 지원을 유인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공보의 부족 사태를 계기로 보건소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주목받는다. 특히 지역 병의원과 보건소가 경쟁하는 체제를 바꿔야 농촌 의료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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