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당진 9988병원 김민정 물리치료사

신조어 가운데 ‘MZ세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MZ세대라고 하면 왠지 무계획적이고 즉흥적일 것 같고, 타인보다는 자기중심적일 것 같고, 철저하게 계산적이고 이기적일 것 같으며, 미래를 준비하기 보다는 지금 당장의 만족을 추구할 것 같다는 생각을 무의식 속에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생은 오직 한 번 뿐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른바 욜로족이 이 MZ세대 가운데에 가장 많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물리치료를 위해 방문한 병원에서 한 젊은이를 여러 차례에 걸쳐 만나고 소통하는 가운데 그동안 MZ세대에 대하여 내 자신이 얼마나 속 좁은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를 금세 알 수 있었습니다.

꼰대와 같이 편협적이고 오만하기까지 한 생각을 단번에 깨뜨려준 젊은이는 당진지역 작은 병원(9988)에 근무하고 있는 김민정(29세) 물리치료사입니다.

그가 하는 물리치료사의 일은 특히 몸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체력이 곧 자산입니다. ‘내가 건강해야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해드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체력관리를 위해 수년 동안 꾸준히 운동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가 20대 초반에 경험했던 ‘블랙디스크’ 덕분에 환자들에게 꾸준한 운동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었고, 환자들이 느끼는 고통에 충분히 공감할 수도 있었다는 고백을 들으면서 그에게서 유독 환자를 대하는 진심이 느껴졌던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와의 대화를 통하여 다양한 고통을 안고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인 치료를 해드릴 수 있을까 연구하는 자세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반드시 받아야 하는 공식적인 교육 이 외에도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주말을 반납해가며 더 나은 스킬을 배우기 위해 시간과 돈을 들여 먼 곳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니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며 부끄러워졌습니다.

또 자신에게 배정된 환자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위하여 주어진 시간 안에 약속된 치료 외에도 사비를 들여 오일을 구입해 놓고 마사지 해주며 스트레스로 누적된 피로를 덜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요즘 젊은이들은 철저하게 계산적이고 이기적일 거라는 편견이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그는 30분마다, 혹은 한 시간 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환자의 치료에도 지친 내색조차 없이 한결같이 웃는 낯으로 환자를 맞이하고 소통하고 치료합니다. 이래서일까요. 그를 일부러 찾아오는 환자들이 자꾸만 늘어나면서 연일 스케줄이 빈틈없이 빽빽합니다. 다른 동료들 보다 매월 100건 이상을 더 케어 하면서도 한 번쯤 나만 일하는 것 같은 마음이 들고 불평이 나올 법도 하지 않나 넌지시 물으니,

“도리어 환자분들을 대하며 고통을 덜어드리고, 소통하고, 일을 할 때 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어서 좋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이 젊은이에게서 성실함을 배웁니다.

꾸준한 자기관리, 끊임없이 연구하고 계발하고 성장하고자 하는 자세, 일로써가 아닌 진심으로 환자를 대하는 따뜻함과, 미래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할 줄 아는 스마트함까지 고루 갖춘 이 젊은이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어느 때 보람을 느끼느냐 물으니, “많이 아파하시던 환자분들의 상태가 점차적으로 회복되어가는 모습을 볼 때, 그리고 환자분들에게 집에서도 병행할 수 있는 운동을 알려드렸을 때 적극적으로 실천하시고 효과를 보셨다고 말씀해 주실 때”라고 답하며 수줍은 웃음을 웃는 그가 집 앞 공원에 수수하게 피어난 산수유를 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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