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00마트에서는 사과 1개 가격이 11190원이었다. 소비자들이 사과를 들었지만 가격을 보고 다시 내려놓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었다.

 

[농어민&포커스] 사과값 급등에도 농가들의 어려움 커져, 예산군의회 ‘사과 수입 추진 반대 촉구 건의안’ 채택

 

올해 과일 가격이 32년 만에 최고폭으로 급등한 원인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상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3월 초 이상 고온으로 빠른 개화가 있었지만, 4월 꽃샘추위로 냉해가 발생했고, 6~7월 긴 장마에 탄저병이 돌기 시작해, 8월 태풍으로 낙과까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00마트에서는 사과 1개 가격이 11190원이었다. 소비자들이 사과를 들었지만 가격을 보고 다시 내려놓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었다.

장을 보는 소비자도 힘들지만 사과농가들도 힘들다는 말이 나온다. 작년 사과 생산량은 30% 줄었고, 사과 도매가는 10kg 당 90,000원을 넘기며 1년 전(4만1,060원)보다 2배 이상 오르게 됐다. 문제는 이렇게 자연재해로 인한 수급 불안이 향후 기후변화 심화로 더 잦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점이다. 과일대란은 올 한 해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농가들의 어려움이 커지자 예산군의회는 최근 ‘사과 수입 추진 반대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사과 수입 추진 반대 촉구 건의안’은 최근 정부의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물가 안정이라는 명분아래 30만 톤의 수입산 과일 도입 발표와 미국과 뉴질랜드 등과 사과 수입 절차를 협의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앞으로 사과 수입이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농가의 폐원과 전체 과수 품목 불균형과 함께 식물검역 장치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건의안을 통해 ▲사과 수입 추진 중단과 사과 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정책마련, ▲생산비 절감 및 유통구조 개선 방안 마련, ▲ 기후위기와 재해 상황에 따른 안정적인 생산기반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사과는 비교적 서늘한 기온에서 생육이 가능한 호냉성 작물이다. 농촌진흥청은 SSP5-8.5시나리오에 따르면 2070년대엔 사과를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고, 2090년엔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사실 당장 10년 후만 하더라도 사과 재배 면적은 8.6% 감소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진흥원의 농업전망 2024 보고서를 보면 2033년까지 축구장 4,000여 개 면적의 사과 재배지가 사라진다. 사과 생산량 역시 올해 50만2,000톤에서 2033년 48만5,000톤까지 줄어든다.

지난해처럼 기상 여건 악화가 겹칠 경우 수확량은 더 감소할 수 있다. ‘金사과’를 넘어 ‘다이아몬드 사과’라 불릴 정도로 사과가 귀한 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사과 가격 급등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선 중장기적인 관점에선 기후변화에 대응해 고온에 강한 신품종을 개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과는 기온이 높은 곳에서 자라면 빨갛게 착색이 잘 되지 않고 당도도 떨어지게 된다. 낮 동안 광합성을 해서 만든 동화산물인 탄수화물이 밤에는 과실로 축적돼 사과를 빨갛게 만드는 ‘안토시아닌’ 색소을 만들어야 하지만, 온도가 높을 경우 나무의 호흡으로 소모되는 양이 늘기 때문이다. 또 경도가 떨어져 저장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해 착색 관리 문제를 해결하고, 농가의 생산력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출하가 한 시기에 치우치지 않도록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이 릴레이 분산 출하될 수 있게 재배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기상 현상은 계속 늘고, 재배가능 면적은 매년 줄어들며, 고령화로 농민까지 줄어드는 삼중고에 놓인 만큼 대응 구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공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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