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새롭게 여는 월요일 아침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000’이라는 모임에서 얼마 전까지 회장을 맡았다던 김상범 씨였습니다. “당신은 기자니까 여러 사람을 만날테니 우리 지역에서 절실히 도움이 필요한 아동·청소년 가운데 한 명을 추천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모임의 이름조차 밝히지 않으려는 것을 취조인 듯 취재인 듯 관심을 갖고 이어나간 대화 가운데 환기 하느라 문을 다 열어 제껴 놓은 탓에 으스스 해졌던 몸과 마음이 훈훈해졌습니다.15년 전 나이대도, 직업도, 경제력도 참 다양한 회원들이 단순히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3주 연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7차 유행이 본격화 되면 하루에 확진자가 최대 20만 명까지 나올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올겨울 코로나19 재유행은 불가피하니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을 꼭 받을 것을 강조합니다. 변이가 없더라도 겨울철에 코로나19의 유행이 반복되는 것은 인체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떨어지고, 바이러스는 상대적으로 더 많이 창궐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제 코로나19도 그저 독감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여론과 함께 다소 심리적으로 해이
10월 30일 이른 아침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려댑니다. 손자 녀석이 혹여 친구들과 어울려 이태원을 방문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어 날이 새자마자 집안 어르신들이 거꾸로 안부를 묻는 전화를 걸어온 겁니다. 과제물 수행에 늦은 시간 잠들어 통화가 어렵다는데도 ‘고맙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서 특히나 서울 사는 조카들의 안부를 묻느라 형제자매들의 톡도 전화기도 오전 내내 불이 났습니다.30일 오후에 경상도 장례식장을 향해 달려가는 차 안에서 동승한 지인이 기막힌 한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친구의 예비며느리가 이
“엊그제 들깨 대 좀 털었더니 이렇게 손바닥이 까진 거 있죠. 제가 일을 할 줄 몰라서 이래요. 그래도 내 손으로 농사지어서 처음 수확한 거라 너무 기쁘고 뿌듯하고 감사해요.”농사일에 익숙지 않은 초보농부가 손을 펼쳐 보여주는데 많은 양을 수확한 것도 아니면서 여기 저기 손바닥 껍질이 벗겨져 붉은 살이 다 보이는데도 감사를 고백하며 해죽해죽 좋아 죽습니다.이렇게 오곡백과 익어가던 논밭마다 막바지 수확에 속도를 내며 농부들은 수확의 기쁨을 누립니다. 이 기쁨을 얻기까지 농부의 고된 수고와 함께 자연의 수고로움도 있었겠습니다. 풋내기
선선한 가을바람 아래 지역마다 곳곳마다 3년 만에 축제의 장이 펼쳐지는가 하면, 멈춤이 없는 코로나19에 아직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어던질 수는 없지만 단체마다 화합의 장을 열고 소통하며 새 출발을 다짐합니다.주말을 맞은 지난 15일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는 불교, 천주교, 유교, 천도교, 기독교 등 종교 지도자들이 함께한 가운데 대한민국종교문화축제가 열렸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올해로 23회 째를 맞이했다는 이날 행사는 종교 간의 화합과 소통을 위한 자리로 종교는 달라도 서로를 존중하는 겸손한 자세로 국민통합을 이끌어 가는 역할을 잘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은퇴를 준비하지 못한 시니어들의 삶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빈곤한 노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전문가들은 준비 없이 있다가 닥쳐 당황하고 절망할 수 있음을 경고하며 철저한 계획과 함께 실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은퇴 이후의 삶이 최고의 시간이 되게 하려면 지혜로운 노력과 함께 도전, 그리고 선택이 필요합니다. 멈추지 않고 꿈을 꾸고, 배우고, 도전도 하면서 행복하고 멋있는 인생 후반전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우리 지역에 있습니다.지난 5일 태안군청 소회의실에
해질녘 오래간만에 지척 숲을 찾아보았습니다. 불과 2-30미터 거리에 있는 너른 운동장을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휘잡아 도는 매력에 푹 빠져 한동안 눈길조차 주지 못했던 숲의 우거진 나무들 사이사이마다 가을이 스리슬쩍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청솔모 녀석이 나무를 부지런히도 오르락내리락 해대더니 인기척에 한참을 멈춰 서서 겁도 없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여유롭게 눈 맞추고는 제 눈에 들지 않았는지 쌩하니 내빼버립니다. 청솔모 녀석에게 뜻하지 않게 바람맞고 솔잎 살짝 내려앉은 오솔길을 걷다보니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추석을 앞두고 학교 캘리그라피 동아리에서 붓 펜을 활용하여 하얀 편지봉투에 알록달록 글씨를 쓰고 색감 곱게 그림을 그려 넣어 식탁 위에 올려놓았는데 주홍빛깔 홍시감이 그림이지만 먹음직스럽기도 하고 아름답습니다. ‘추석이 행복한 추억이 되도록’ 글귀에 감탄하면서 찬찬히 살펴보니 보름달이 아니고 조각달입니다. 식탁에 마주앉아 추석은 8월 보름이니 중학생쯤 되면 조각달 대신 보름달을 그려 넣었어야 되지 않냐 아쉬움에 까닭을 물으니, “코로나19는 재확산 되고 있다지요, 우크라이나 전쟁은 도무지 끝날 것 같지가 않지요, 곧 역대급 태풍까지
추석명절을 앞두고 작은 마음이라도 이웃에 나누고자 하는 기탁행렬이 지역마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 저마다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외계층을 돌아보며 이분들이 따뜻한 명절을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특히 얼마 전 충남에 집중되어 내렸던 호우로 인한 피해를 입고 망연자실 해 있는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성금을 기탁하고 있다는 소식이 감사하게도 줄을 잇습니다.부여군 석성면에 사는 김정숙 주민자치위원장이 호우피해 특별모금에 50만원을 기부하며 위로했습니다. 우공영농조합법인도 이재민들 돕는 일에
한 지인이 밤새 울고 잠을 한 숨 못잤노라 하소연을 하며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신의 핸드폰에서 형제들이 주말 동안 대화를 나눈 카톡방을 열어 보여주는데 이틀 연속 밤낮으로 주고받은 내용들이 얼마나 많은 지 내려도 내려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남의 가정사 속속들이 알 이유 없어 덮었는데 홀로 계신 어머니를 어떻게 모실까 의논하기 위해 좋은 의도를 갖고 시작된 대화가 그동안 쌓였던 오해와 감정을 처음에는 예의를 갖추어 하나 둘 토로하기 시작했지만 감정이 더해지면서 급기야는 이성을 잃고 점점 수위를 넘는 발언을 일삼게 돼 서로 지
15일 광복절 이른 아침 휴대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려댑니다. 충남 청양군 청남면에 귀농해 시설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이“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배수장 펌프 여러 개가 고장 나 농수로 배수를 제대로 해주지 못해 시설하우스가 침수돼 출하를 앞두고 있는 농작물이 모조리 흙탕물에 잠겼다. 하우스 농사도 망쳤지만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겨 주민들 피해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비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도와달라"는 절규에 가까운 제보전화였습니다.이 제보자가 살고 있는 마을 뿐 아니라 최근 쏟아진 기록적
마냥 행복해야 할 휴가 기간 동안 진심을 왜곡한 누군가 무심코 툭 내뱉은 말 한마디가 자꾸 생각이 나서 뜨겁게 몰아치는 햇살에 고개 푹 숙이고 있던 서산시 운산면에 조성된 해바라기들 마냥 마음이 무거워지곤 했습니다.원인을 스스로에게 돌려도 보고, 평상시 멀리하던 성경구절도 찾아 읽어가며 위로를 얻을 수 있을까 했는데 그마저도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별 기대 없이 옆에서 매우 평화롭게 독서하고 있는 아이에게 자문을 구해보았습니다. 도움이 됐습니다.“아이구, 그냥 다 털어버리세요!”어른이 말로 낸 상처를 아이의 말 한마디가 싸맸습니다.
여름휴가는 혹독한 무더위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왔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일정기간 쉼을 누릴 수 있어서 누구라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이번 주말부터 5일간 꿀 같은 휴가를 앞두고 어떻게,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며 알찬 시간 보낼까 싶어서 이리저리 궁리해보며 미리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자타가 공인하는 똑똑한 인생선배에게 반백년을 넘어선 내 나이에 읽어두면 좋을 책들을 추천받아 주문해 놓기도 하고, 각기 다른 일을 하고 여기 저기 흩어져 사는 형제자매들과 부모님 댁에서 함께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맞춰보며 설렙니다.
2020년 12월 한 초등학생이 폭언과 폭력으로 정서적 학대는 물론이고 한겨울에도 난방이 되지 않는 원룸에 방치되고 하루 한 끼 식사에 화장실 수돗물을 마시게 하고, 찬물로 씻게 하는 등 양부모의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경남 김해의 한 지구대를 찾아 신고한 일이 있습니다.그 이전에 학대를 의심한 학교와 기관이 신고해 여러 차례 수사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보호조치를 받지 못하자 견디지 못한 아이가 직접 신고하기에 이른 것입니다.그리고 며칠 전 일명 ‘김해 입양아 학대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이 났는데 40대 양부
"얼마 전에 사석에서 처음 만난 분이 얼굴이 꽤 낯익다 여겨져서 어디서 만났었더라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정말 고마운 분이었던 거야. 젊은 날에 큰아이를 낳고 얼마 후에 더 이상 자녀 계획이 없는 것을 우리 부부는 확인했고, 그 즉시로 비뇨기과를 갔었더랬지. 아내와도 의견을 나누었으며 충분히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니 어서 수술을 해주십사 부탁드렸는데 그분이 극구 말렸어. 후회할 수 있으니까 천천히 다시 생각해보라면서. 진짜 큰 맘 먹고 간 거였거든. 꽤 오랜 시간을 씨름 한 끝에 결국 설득을 당했는지 그냥 돌아오게 된 거야. 그리고 수
매일 새벽기도회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에게 설교말씀을 녹음한 파일을 전달해 왔는데 원치 않는 에어컨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몸살을 앓아 연이틀 빠지게 된 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부탁해 놓은 두 세 사람으로부터 동시에 파일이 전송돼 왔습니다. 덕분에 매일 순서대로 주욱 이어지는 설교내용의 맥이 끊기지 않게 돼 감사했습니다.‘이것이 품앗이구나!’ 하는 생각이 스치니 어린 시절 어머니와 동네 분들이 논 가운데서 나누시던 대화가 생생하게 들려옵니다.“의순네가 열 이렛 날 모 심는다고 했제? 열 엿 셋 날은 은영네고. 우리 딸보고 달력에
충남 지자체마다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자금이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등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지역 내에서 소비되도록 함으로써 지자체의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소상공인들의 매출을 증진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며 소상공인들에게는 가맹점 가입을 독려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적극적인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그러나 현실에서는 “많게는 1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 무조건 이익인 것은 맞는데 막상 사용할 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아 매우 아쉽다“는 의견이 여럿 나옵니다
“내가 백신 예방접종 하러 갔다가 어르신 소리를 들었네. 접종을 마치고 부작용은 없는지 15분 시간을 재가면서 기다리고 앉아 있는데 직원분이 ‘어르신, 시간 다 됐으니까 이제 가시면 된다’고 깍듯하게 말해주는데 집에 와서 자동으로 거울을 들여다보게 되더라고. 내 나이 아직 60도 안됐는데 어르신 소리를 들으니까 사실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지. 몸이 아프니까 아무래도 걸음도 빠릿빠릿하지 못했을 거고, 편안한 옷차림에 벙거지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고 갔으니까 얼굴 확인도 안 되어서 나름 존중해 준다는 표현으로 그리 말했으려니 싶으면서도 우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어르신들을 섬기고자 하는 마음 하나로 20일 금요일 오전 10시 30분 당진시노인복지관에 신문사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습니다.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은 어르신들 점심 배식 봉사를 위해 모든 일정을 뒤로 미룹니다.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예방을 위해 입구에서는 여전히 체온을 체크하고 손 소독을 하며 식당 안에서 물컵 사용을 금하는 등 철저한 방역지침을 지키며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당진시노인복지관 경로식당 운영이 18일부터 재개 돼 3일째를 맞았는데 그동안 코로나19로 꽤 오랫동안 중단됐던